“주권국가에 대해 지도부가 교체돼야 한다느니 하는 정치적 망발을 늘어놓는다.”

“누구보다 북한 인권 참상을 잘 알고 있을 그가 진실을 덮으려 안간힘 쓰는 모습이 애처롭다.”

남북이 UN본부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북한의 강한 반발에 뒤이어 우리 정부의 반박이 나왔다. 우리 정부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며 북한당국의 인권 개선 노력을 촉구했다.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는 남북 간 논쟁이 펼쳐졌다. 포문은 북한이 열었다. 리수용 외무상은 기조연설을 통해 “유엔 성원국인 한 주권국가에 대해 지도부 교체 등 정치적 망발을 늘어놓는 현상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보면 유엔 인권이사회의 공정성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유엔기관이 공정성을 상실한다면 이런 기관 회의에 참가할 필요가 있겠는가 생각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 지도부에 대한 국제사회 압박에 불만을 담은 발언이다.

진술을 번복한 탈북자 증언도 신뢰가 없다고 비난했다. 리 외무상은 “북한인권 실상에 대해 적대세력이 관심을 두는 건 오직 죄를 짓고 부모 처자마저 버리고 도주한 ‘탈북자’라는 인간쓰레기뿐”이라며 “북한 인권 조사보고서의 기초가 탈북자의 증언이었지만 핵심증언이 거짓으로 판명됐다. 증거로서 가치가 없으니 결의를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탈북자 신동혁 씨는 자서전과 진술 등을 통해 북한 인권 탄압 실세를 세계적으로 알렸지만, 추후 수용소나 입소 나이 등의 진술을 번복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리 외무상은 “최근 미국에서 정부기관이 감행한 끔찍한 고문행위가 폭로됐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를 긴급의제로 상정 취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은 “북한 외무상의 연설을 들으면서 같은 외교관으로서 그리고 동족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 인권 참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그가 과거 증언을 바꾼 탈북자 한 사람의 고백을 빌미로 진실을 덮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애처롭다”고 대응했다.

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이고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다”며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고통을 더는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개선에 조속히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하고, 탈북민들이 희망하는 곳에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보호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납북자, 국군포로와 같은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