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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脫불황! 초니치 하우징 바람] 하숙집의 진화…맞춤형 셰어하우스가 떴다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2030 젊은이들 사이에서 ‘셰어하우스(Sharehouse)’가 조명받고 있다. 최근에는 연예인 여럿이 한집에서 함께 사는 이야기를 담은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더 널리 알려지는 모습이다.

셰어하우스는 여럿이 같은 집에서 각자 방을 가진 채 거실과 화장실, 욕실을 공유하며 사는 ‘공동임대주택’을 말한다. 밥 해주는 주인 아주머니만 없을 뿐, 기본적인 형태는 하숙집에 가깝다.

하나의 공간을 여러명이 공유하는 만큼 임대료 수준은 기존의 오피스텔이나 원룸형 다세대 주택에 비해 최대 50%까지 저렴하다.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들이 많은 찾는 이유다. 다른 이들과 함께 지내다보니, 혼자 살면서 느낄 수 있는 외로움과 고독을 덜어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1인가구가 일찌감치 등장한 일본에서는 지난 1980년대부터 셰어하우스가 퍼지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미 보편화됐다. 한국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2011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들어선 ‘마이바움 연희’가 국내 최초의 셰어하우스로 알려져 있다.

셰어하우스는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임대주택 확대 정책과 발맞춰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특히 ‘나홀로족(族)’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거비 부담’과 ‘외로움’을 동시에 타개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치를 더할 수 있다. 소규모 주택사업자 입장에서는 고정적이고 꾸준한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 매력적인 수익형 부동산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문을 연 ‘마이바움 연희’ (사진=수목건축)

셰어하우스의 최신 트렌드는 ‘콘셉트’다.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서 재밌는 주제를 담은 곳들이 등장했다. 그러면서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란 큰 수요층이 더 쪼개지면서 같은 관심사와 취미를 갖은 사람들이 작지만 끈끈한 수요층을형성하고 있다.

‘우주(WOOZOO)’라는 셰어하우스는 대표적이다. 지난 2013년에 종로구 권농동에 처음 들어선 우주 1호점은 ‘창업가를 꿈꾸는 집’이라는 주제로 입주자를 받았다. 2호점의 콘셉트는 ‘미술가를 꿈꾸는 집’이다.

각 지점엔 주제에 걸맞는 시설도 갖췄다.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7호점)에는 대형 아일랜드형 주방을 설치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9호점)에는 빔프로젝터와 스크린을 구비하는 식이다. 현재 17호점(서대문구 대현동)까지 문을 열었다.

우주의 박준영 이사는 “(테마형 셰어하우스는)사업자 측면에서는 우리 셰어하우스를 다른 곳과 차별화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고, 거주자들에겐 보다 친밀하고 긴밀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게 만든다”고 했다.

‘보더리스하우스 서울’은 외국인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셰어하우스다. 여기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1대1 비율로 입주시킨다. 외국어로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생활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셰어하우스의 미래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 하나의 공간을 활용해 여러명으로부터 수익을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 개인별로 책정된 임대료는 낮아도 결과적으로는 더 큰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또 1인가구가 많아지는 것도 기회다. 그만큼 셰어하우스 입주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25.9%지만 앞으로 2020년에는 29.6%, 2035년에는 34.3%까지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셰어하우스는 다양한 주택수요에 대응해 나타난 하나의 유형”이라며 “시설이나 운영, 관리 측면에서 거주자 만족도를 높여야 시장 가능성을 꾸준히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이바움 연희를 공급한 수목건축 박혜련 팀장은 “앞으로는 셰어하우스는 동질의 취향과 성향을 가진 닮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주거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며 “다양한 주제의 셰어하우스를 상품을 갖추고 수요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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