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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롤러코스터 탄 김영란법…하루종일 출렁출렁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김영란법이 처리된 3일 국회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 법안 처리를 놓고 하루 종일 출렁거렸다. 전날 여야 합의에도 불구하고 양당 의원총회 자리에선 찬반 의견이 엇갈렸으며, 본회의 처리에 앞서 개최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오후 2시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는 한 차례 연기됐으며, 법사위에서 김영란법이 통과되기 전에 본회의부터 시작되는 현상도 벌어졌다. 본회의에서도 찬반 토론이 팽팽하게 펼쳐지며 국회 본회의 통과를 점치기 어려웠다.

본회의가 시작된 가운데 김영란법을 통과시킨 법사위에서는 한숨이 끊이질 않았다. 허술한 법 심의 과정을 둘러싸고 일부 의원 사이에서 “충동입법”, “자괴감을 느낀다”, “반성문을 쓰겠다” 등의 자조섞인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여야 법사위원들은 위헌 소지 및 과잉입법 논란 등 법체계적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여야 원내 지도부의 전날 합의로 이미 정해진 ‘답안지’를 받아든 채 시간에 쫓겨 결국 방망이를 두드렸다.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등 법안 처리를 위해 법제사법원회 전체회의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등 법안 처리를 위해 법제사법원회 전체회의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정무위안 수정론을 고수해온 새정치연합 소속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뻔히 위헌성이 있고 법치주의에 반하는 걸 알고도 처리하게 돼 자괴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저 자신도 선정적 인기영합주의에 사로잡히지 않았는지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뒤죽박죽이다”라며 “마음 같아선 오늘은 ‘김영란법’이라는 법안명만 통과시키고내용은 다음에 담고 싶다”고도 했다.

전날 여야 합의안 수준에서 통과되는 듯하던 김영란법은 야당 의원들이 사학재단 경영진 포함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막판 난관에 부닥치기도 했다.

결국 한차례 정회 끝애 새누리당도 유승민 원내대표와의 논의를 거쳐 야당의 주장을 수용했다. 막판까지 출렁임이 계속되자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은 “무슨 곡예도 아니고 널뛰기가 심하다”며 “오늘 의사진행 과정도 정말 기형적이다. 이건 일종의 충동입법”이라고 꼬집었다.

출렁임은 본회의로도 이어졌다. 법안 내용을 설명한 야당 정무위 간사인 같은 당 김기식 의원도 “19대 의원전원의 이름으로 법을 처리해 개혁의지를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김영란법의 불고지죄 조항은 범인을 숨겨준 사람이 가족이라면 처벌하지 못한다는 범인은닉죄의 정신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이 법이 통과한다면 국회가 가족관계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거나 배우자는 가족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것”이라며 위헌소지를 지적하며 부결을 호소했다. 이어 김영란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해온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찬성 토론에 나서 “김영란법은 우리나라 공직자 부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반부패법안”이라며 “위헌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잘 알고 있지만 조금도 허점없는 안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끌기보다 어렵게 합의한 안을 이번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탄 김영란법의 본회의 처리를 마친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 법이 탄생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맑고 투명한 선진사회로 바짝 다가서게 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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