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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시 등교’ 풍선효과…사교육시장 ‘새벽반’ 부활
출근시간 빨라 ‘아침 돌봄교실’ 못 맡기는 학부모 공략
영어ㆍ국어학원 등 오전 7시~7시30분 시작 ‘60분 수업’
“고액 개인과외도 가세”…선행학습 이어질 가능성 우려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개학을 맞아 서울 등 전국 주요지역 초등학교 등교시간이 오전 8시에서 9시로 늦춰지면서 틈새시장을 노린 이른바 ‘새벽반’이 부활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ㆍ노원ㆍ양천구 등 ‘사교육 특구’를 중심으로 학원 새벽반이 확산되면서 자칫 ‘9시 등교제’가 새벽시장 사교육 발호로 이어질 조짐이다.

3일 복수의 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대치동ㆍ목동ㆍ중계동 등 서울 지역 유명 학원가에서는 벌써부터 ‘등교 도우미’, ‘독서 학습’ 등의 이름으로 오전반을 운영하는 학원들이 눈에 띄고 있다. 

새학기를 맞아 서울 소의초교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바래다 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이들 학원은 출근 시간이 빨라 대부분 초등학교가 ‘아침 돌봄교실’을 시작하는 오전 8시40분쯤에 자녀를 맡길 형편이 못 되는 학부모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학원의 오전반 수업 시작 시간은 오전 7시~7시30분. 몇몇 학원은 수강생들을 위해 샌드위치 등 간단한 아침거리도 준비하고 있다.

학원들은 “1시간 정도 간단하게 공부하고 등교하면 수업 시간에 집중이 더 잘된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해부터 오전반을 운영 중인 한 영어 학원 관계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초ㆍ중 각각 한 반(班) 정도만 개설돼 있지만 (반 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초등학생의 경우 학교 수업보다 동화책, 과학 서적, 위인전 등을 읽으며 단어 등을 1시간 정도 정리한 뒤 등교한다”고 설명했다.

몇몇 국어 학원도 논술 또는 독서 교육이라는 동화ㆍ고전 읽기나 작문 등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학기를 맞아 서울 소의초교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바래다 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문제는 이 같은 새벽반이 자칫 교육당국에서 금지하고 있는 선행학습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한 학원가 관계자는 “‘등교 도우미’라는 이름으로 일부 보습학원에서 주요 과목을 가르치고 있고, 저학년의 경우 아이들을 학교로 바래다주기까지 한다고 들었다”며 “서울 강남 지역에서는 일부 불법 개인 과외 업자가 새벽반을 개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른바 ‘선행학습 금지법’으로 불리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해 9월부터 시행 중이지만, 학교에서 이뤄지는 선행학습만 단속할 뿐이다. 때문에 교육당국은 선행학습이 적발된 학원에 대해 가장 낮은 처벌인 행정지도만 내리고 있는 형편이다.

9시 등교제 확산으로 새벽반에 대해 단속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단속은 쉽지 않다.

서울의 경우 학원 교습 시간은 ‘오전 5시~오후 10시’로 규정된 조례에 새벽반이 저촉되지 않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선행학습은 (학원에서) 홍보하지 않았을 경우 ‘안 했다’고 잡아떼면 단속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아이들의 건강권을 위해 다른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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