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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승희의 이 장면&이 대사] '탈탈' 털린 ‘예원 냉장고’, 예원의 일상이 보인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자취생활 6년차인 걸그룹 쥬얼리 출신 예원이 자신의 가장 사적인 공간인 냉장고를 공개, 능숙한 두 MC 김성주 정형돈에게 ‘탈탈’ 털렸다. 공개된 냉장고 안에 예원의 생활습관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예원은 2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 자신의 냉장고 속 음식을 스타셰프들에게 맡겼다. 예원의 냉장고는 문을 열기도 전 MC들이 ‘김풍 냉장고와 같은 수준’이라고 했던 예고처럼 인스턴트 음식의 천국이었다.

김성주 정형돈 두 MC는 혼자 사는 여자 아이돌의 냉장고를 먹잇감 삼아 예원의 사생활을 낱낱이 파헤쳤다. 두 MC의 특기답게 상당한 과장과 비약, 몰아세우기를 덧붙여서다.

두 사람은 먼저 예원의 외로움을 달래줄 소주와 숙취해소음료를 포착하며, “여자 아이돌의 냉장고에 소주가 있다”며 예원을 주시했다. 그러자 예원은 ‘리액션 로봇’답게 “숙취해소음료가 맛있다”, “소주를 음식에 넣는다. 와인 넣어 만드는 그거 뭐죠?”라는 답변을 내놔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남자친구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 역시 두 MC의 장기다. 김성주는 ‘군대 고추장’을 발견한 뒤 “(남자친구가)군대갔구나”라는 억지를 부렸고, 이에 예원이 “회사의 박형식(제국의 아이들) 군이 촬영을 갈 때 맛있다고 하길래 부탁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성주는 “박형식이랑 사귀냐”며 “증거 더 나오기 전에 솔직하게 이야기하는게 좋다”며 예원을 궁지에 몰았다.

각종 밑반찬이 용기에 들어있었지만 콩자반에는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곰팡이가 하얗게 피어올라 김성주 정형돈을 놀라게 했다. 또 꽝꽝 얼어붙은 고구마는 바닥에 세워도 될 정도로 본래의 질감도 사라진 상태였다. 함께 출연한 소유는 두 MC가 냉장고를 살펴볼 때 “장갑을 끼는 이유를 이제 알겠다”고 했을 정도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유난히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들이 많았는데 한결같이 2011년, 2012년이 상한선이었다는 점이다. “팬들에게 받았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각종 캔디를 비롯해 쿨피스 등의 유통기한은 모조리 이 즈음으로 멈춰있었다. 


예원의 ‘사적인 공간’을 파헤쳐 그 사람의 생활을 들여다본다는 취지답게 두 MC는 예원의 냉장고에서 발견한 이 같은 공통점을 놓치지 않았다. 김성주는 “저희들 추측으로는 누군가가 사줬는데 소중해서” 버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고, 예원은 “절대 아니다. 버려도 된다”고 부인했으나, 정형돈은 “우는 거 아니냐”며 “추억의 물건이니 일단 두자”고 말해 예원을 당혹스럽게 했다.

심지어 비슷한 유통기한의 제품들, 특히 미니어처 술까지 나오자 정형돈은 “2012년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나보다”며 아이돌 예원을 멋잇감 삼아 스튜디오를 폭소케했고, 예원 역시 당혹스러운듯 하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예원은 “그거 다 버려도 된다”며 두 사람에게 냉장고를 맡겼지만, 정형돈은 급기야 예원의 추억(?)이 깃든 ‘유통기한 2012년’의 제품들을 일렬로 전시해 폭소를 자아냈다. 


두 MC의 몰아붙이는 공세에 웃음은 커졌지만, 이날 냉장고의 공개를 통해 예원 역시 제대로 된 한 끼조차 집에서 해먹지 못하는 빠듯한 스케줄의 아이돌 생활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요리를 해먹으려는 시도는 보였으나 채소와 과일, 밑반찬은 시들해진 상태였고, “한 번 먹고 잘 안 먹는다”는 예원의 이야기처럼 먹다 만 과자와 미트볼이 커다란 봉지째 냉장고에서 숙면 중이었다.

1인가구를 비롯해 모든 가정의 가장 ‘사적인 공간’인 냉장고는 연예인들에겐 감추고 싶은 치부일 수도 있으나,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 15분간 요리대결’을 펴는 이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들의 냉장고 탐방은 예능적 재미와 공감요소를 높이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성희성 PD는 “냉장고를 들여다 보면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보인다. 지위고하, 계층을 막론하고 비슷한 냉장고의 특징을 보면 그 사람의 생활이 나오기 마련이다”며 “이를 통해 재밌는 요소를 끌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예인들의 냉장고’는 사실 프로그램 초반 섭외가 힘들었다. 집을 공개하면 했지 냉장고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분도 많았는데 몇 번 방송을 하면서 다른 연예인들도 유쾌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토크꺼리가 되니 경계심을 푼 것 같다”며 “오히려 리얼한 모습에서 시청자가 공감하고, 썩고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들이 나오면 친밀감이 든다는 반응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된 ‘냉장고를 부탁해’는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3.21%(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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