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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3번째 진화 나서는 소방수, 소통 앞세운 이병기 비서실장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225일 만이다. 하마평에 이름은 오르내렸지만, 정작 그의 발탁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국정원장 취임 8개월, 정확히는 225일 만에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은 또다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름 받았다. 이번에도 ‘소방수’다. 사면초가에 빠진 국정원 진화에 나선지 8개월, 숨돌릴 틈 없이 청와대로 무대를 옮겼다. 그만큼 청와대가 급했다. 또 그가 필요했다.

이 실장은 곧바로 ‘소통’을 앞세웠다. 청와대가 그를 중용한 이유이자, 이 실장이 내세운 차별화 전략이다. 김기춘 전임 실장의 후임으로 발탁된 직후 가장 먼저 나온 소감이 “더욱 낮은 자세로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 가교가 되겠다” 였다.


청와대의 위기는 사실상 ‘불통’에서 비롯됐다. 이 실장이 ‘소통’을 전면에 내세운 건 이런 문제의식 때문이다. 그는 정식 임명 절차를 거치기도 전에 대외 활동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박 대통령의 중동 순방 환송 행사에 참석해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 등과 만났다.

이 실장은 이에 앞서 직접 유 원내대표 등에게 전화해 환송회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들과 티타임을 갖고, “앞으로 자주 대화하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이 실장은 여당과 언론계와도 발이 넓다는 평을 받는다. 국정원장 시절에도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언론과도 활발하게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ㆍ안보에 정통한 이 실장은 외교관 특유의 유연한 업무처리가 장점으로 꼽힌다.

대사직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자리로 꼽히는 주일대사직도 그에겐 중요한 시험무대였다. 싸우면서도 대화 창구를 모색해야 하는, 역설적인 업무를 잘 수행했다는 평가다. 이 실장이 임명된 이후 일본 언론도 “양국 간 의사소통이 잘 이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물론 반발도 적지 않다. ‘이병기’ 개인을 문제 삼기보단 또다시 ‘측근 인사’를 반복했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이 실장은 주일대사에 이어 국정원장, 그리고 비서실장까지 현 정권에서 3번째 중용됐다. 8개월 만에 또다시 수장을 바꾸게 된 국정원의 내부 불만도 적지 않다. 국정원장을 대통령 최측근으로 앉힌 점도 청와대엔 부담이다. 정보기관 수장인 국정원장이 비서실장으로 곧바로 이동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정도의 반발은 청와대도 충분히 예견했을 법하다. 손해보단 얻는 게 많다는 계산이다. 이 실장의 3번째 소방수 역할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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