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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이병헌의 진정성, 어떻게 인정받을까?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기자]이병헌이 납짝 엎드렸다. 이제 관심은 공식사과한 이병헌의 진정성이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되느냐다.

이병헌은 사죄했지만, 일단 두 가지 점에서 사과의 진성성을 의심받고 있다. 너무 늦게 속죄 모드에 돌입했다는 점이 그 하나다. 처음 이 사건이 공개됐을 때부터 빨리 무릎을 꿇고 사죄했더라면 사안이 이렇게까지 불어나지는 않았고, 여론도 이렇게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병헌은 유부남으로서, 또 대중의 사랑을 받아야만 효력을 발생하는 연예인으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해놓고 뻔뻔하게도 50억이나 되는 돈을 협박받은 피해자로서의 입장만을 계속 발표해왔다. 피해자 코스프레 기간이 너무 길었다.


언론의 질타를 받고 처참한 상황을 맞고서야(언론의 질타도 뒤늦게 이뤄졌다) 가해자로서의 잘못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때도 자신의 행동이 어느 정도 잘못됐는지를 완벽하게 인지했다기보다는 자신을 ‘피해자 겸 가해자’로서 파악하는 듯했다.

이병헌이 지난 26일 미국에서 귀국해 “여러분이 저의 어떤 부분에 실망했는지 안다. 저의 어리석음때문에 긴 시간이 흘렀다. 아내와 가족들에게 평생을 갚아도 안 될 만큼 빚을 졌고, 책망도 많이 받았다”고 밝힌 시점에서야 완전히 가해자 내지는 죄인으로서 자신을 인식하는 것 같았다. 이는 이병헌이 소신보다는 상황에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또 하나 이병헌의 뒤늦은 사죄가 진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대목은 자신이 출연한, 3개나 되는 영화가 상영일자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병헌 자신 한 명으로 인해 엄청난 돈을 투자해 많은 사람들의 땀으로 만들어진 작품 전체가 피해를 입는 상황을 더 이상 모른 체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중에 한 영화 관계자는 이병헌 때문에 개봉일자가 연기되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 아닌가.

이병헌때문에 영화를 걸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만으로도 영화에 엄청난 피해를 끼친 격이지만, 앞으로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들이 하나씩 개봉되면 그 결과(스코어)에 따라 또 한 차례 이병헌에 대한 심판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병헌의 영화가 관객에게 외면당한다면, 앞으로 이병헌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잘 되어도 이병헌이 재기에 성공했다고 봐주기 힘들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복귀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컴백작품을 성공시키는 게 가장 중요했다. 연기를 잘하고 노래를 잘 부르면 용서해주었다. 하지만 대중들이 연기, 노래와 물의의 내용을 분리해서 보기 시작했다.(물론 죄질에 따라 용납되는 경우도 있다) 과거 같으면 송윤아는 큰 반응을 일으킨 ‘마마‘라는 히트작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고 봐주지만, 실제 송윤아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이병헌은 연기를 잘한다. 하지만 그게 이번에는 안통할지도 모른다. 좋은 이미지로도 될까말까 한데, 이렇게 큰 사건에 연루되고 구설에 올라있는 이병헌이 화려하게 재기하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광고계에서 이병헌은 꺼리는 인물이다. 최근까지 방송되고 있는 이병헌 광고는 광고주가 돈을 들이고도 욕먹는 경우다. 영화계에서도 이병헌의 상황이 좋을 리 없다.

이처럼 이병헌은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다. 모두 자신이 초래한 결과다. 지금으로선 뾰족한 방법도 없다. 큰 위기 상황만 놓여있다. 모든 걸 다 내려놔야 한다. 대중의 넓은 아량 외에는 이병헌이 헤어날 방법은 없어 보인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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