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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남자들은 왜 피규어에 열광하나
-피규어뮤지엄W 개관…유병수 공동대표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남자들은 시각에 약한 동물이라고 하잖아요. 스마트폰도 기능보다 디자인에 더 끌리고요. 그래서 남자들이 피규어(Figure)를 좋아하는 것 아닐까요? 자동차와 여자에게 끌리듯 말이죠.”

압구정로데오역 거리에 장난감 건물이 들어섰다. 정확히는 장난감을 가득 담은 건물이다.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장난감에 불과하지만 그 장난감을 좋아하고 평생 수집해 온 이들에게는 보물같은 예술작품들이다.

아트토이(Art toy)라고 통칭되는 피규어 1000여점을 볼 수 있는 박물관이 28일 개관한다. 연면적 850㎡, 6개층으로 구성된 ‘피규어뮤지엄W’는 아트토이를 주제로 테마파크 기능을 접목시킨 박물관으로, 공간 규모나 작품 수 면에서 국내 최대로 손꼽힐 만 하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먼저 미디어 파사드(Media Façadeㆍ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 표현) 형태의 건물 외관에서는 ‘아이언맨’이, 건물 1층에서는 사람 키의 1.5배를 넘는 ‘범블비’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각 층마다 라이프사이즈(실제 크기)는 물론 레전더리스케일(실제 크기의 2분의 1) 피규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에일리언’과 ‘트랜스포머’에서 실제 사용됐던 무기 소품과, 팀 버튼 감독 버전의 ‘배트맨(1989년)’에 등장했던 자동차 배트모빌 모형도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 아이템이다. 아트토이광으로 알려진 배우 조민기의 ‘아톰’ 소장품들도 박물관에 전시됐다.

이소룡 탄생 40주년 한정판 피규어라던지, 아놀드슈왈츠제네거가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실제 입었던 가죽 의상 등도 이 박물관이 자랑하는 ‘익스클루시브(Exclusive)’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박물관 최고가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건담 RX-93V’. 가격은 2억원 정도인데 사고 싶어도 못 산다. 소장자가 팔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마블사에서 수입하거나 모형을 떠서 제작한 작품, 그리고 이 박물관을 만든 유병수(47) 공동대표(UK인피니티 대표이사)의 소장품이다.

피규어박물관이지만 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컬렉션이다. 그의 경력이 이를 뒷받침한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CF 감독으로 일했어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독립광고대행사를 운영했고요. 그 후로 특수공간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유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였던 임정훈 대표와 함께 피규어뮤지엄W를 만들었다. 임 대표는 방송국 미술감독 출신. 제2롯데월드의 스타애비뉴에 있는 한류테마파크도 이들의 공동 작품이다.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어린 시절부터 피규어를 수집해왔다는 유 대표는 성수동에 대형 수장고를 갖고 있다. 수장고에서 박물관에 나온 것은 전체 소장품 중 20%도 안된다고.

그는 피규어를 ‘키덜트’, 즉 어른이 덜 된 어린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보는 세간의 인식에 반대했다. 엄연히 예술 장르라는 것이다. “피규어는 미술품과 비슷합니다. 처음부터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 베어브릭도 5만원에 살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희소성을 갖게 됩니다. 누가 만들었나, (에디션이) 몇 개나 있나, 누가 소장했나와 같은 스토리가 붙는 거죠.”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피규어뮤지엄W은 상설전으로만 꾸며지는 여타 피규어 테마파크와는 달리 1년에 2회 특별 기획전으로 운영된다. 오는 7월에는 ‘올드토이(Old toy)’전을 통해 1970~80년대 장난감들을 선보이고, 겨울쯤에는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콘솔 게임기를 테마로 전시를 준비 중이다.

소장자만 보고 좋으면 될 일, 피규어 컬렉션은 왜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하는 걸까.

“보여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보여줘서 관심을 갖게 하는 거죠. 사실 국내 피규어들은 태권브이 빼고는 가져다 놓을 게 많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비즈니스가 더욱 활성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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