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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스테마, 크라브마가…세계의 특공무술들
[헤럴드스포츠=박성진 무술 전문기자] 최근 이슬람 과격단체 IS가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태권도가 IS의 군대무술 또는 특공무술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군, 경찰 같은 곳에서 무술이 수련되는 것은 필연적인 것이다. 군인들의 체력단련과 맨손 전투력 강화를 위해서 태권도, 유도, 합기도 처럼 잘 알려진 무술이 활용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군에서는 그 속성상 스포츠를 지향하는 무술들과 다르게 일격에 상대의 전투력을 무력화시키거나 최악의 경우 살상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기도 한다.

특히 특수부대에서는 이러한 필요성이 더욱 높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적인 무술의 기술을 변형하거나 독창적이고 치명적인 기술을 추가해서 별도의 무술로 체계화된 것들이 있다. 말 그대로 ‘특공무술’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특공 무술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특수부대의 무술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크라브 마가’다

크라브 마가가 사용된 영화 ‘이너프’의 한 장면.

이스라엘의 모사드와 같은 특수부대에서 개발된 크라브 마가는 전시와 테러 등 특수한 상황에서 상대방이 자신을 죽일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상황을 전제로 훈련한다. 따라서 상대에 대한 배려 따위는 있을 수 없다.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거나 최악의 경우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상대의 눈을 찌르거나 급소를 공격하는 것은 기본이다. 영화 ‘이너프’에서 제니퍼 로페즈가 보여주는 무술이 바로 크라브 마가다.

따라서 남녀노소 누구나 배울 수 있는 무술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스포츠를 지향하지 않기 때문에 배우기도 쉽지 않고 배울 만한 곳도 찾기 어렵다. 국내에도 보급이 되어 있기는 하다.

특수부대의 무술을 논할 때 크라브 마가와 함께 거론되는 것이 ‘시스테마’다.

시스테마의 창시자 미하일 야브코(오른쪽)가 시범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출신의 미하일 야브코에 의해 만들어진 시스테마는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무술 전문가들에게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무술이다.

시스테마 시범 영상을 보면 미하일 야브코가 보여주는 타격이나 관절기가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푹푹 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동양무술의 비경으로 알려진 ‘발경’이나 ‘합기’와 연관되어 생각되기도 하는데 국내에서 시스테마를 보급하고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신비한 움직임이라기 보다는 신체구조를 이해한 과학적인 움직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전히 대중에게는 베일에 가려져 있는 무술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특수부대 무술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으로는 ‘삼보’를 꼽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실라트(펜칵실라트)와 필리핀의 칼리(아르니스)는 태국의 무에타이와 함께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무술로 꼽힌다.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실라트, 칼리에서 원용된 것으로 보이는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무에타이가 킥복싱의 원조격으로 스포츠의 형태를 띤다면, 실라트와 칼리는 그 특유의 간결하고 효율적인 손동작과 칼을 다루는 기술로 특수부대요원들에게 가장 적합한 무술로 꼽힌다. 중국무술이나 태권도 등에서 보여지는 화려하고 큰 동작은 없지만 한정된 공간과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친다.

최근 종합격투기의 인기와 함께 인기를 모으고 있는 브라질리언 주짓수도 군과 경찰에서 유용한 무술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지렛대의 원리를 활용해 가장 적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점이 주짓수의 강점이다.

북한의 특수부대 무술로는 격술이 있다. 격술은 북한 특수부대인 124부대가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1.21사건’ 당시 북한 요원들이 수련한 무술이다.

북한군의 격술 시범 장면.

격술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으나, 태권도 5대 기간도장의 하나인 YMCA 권법부의 창시자 윤병인이 6ㆍ25 전쟁 당시 월북한 후 북한 격술의 탄생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격술에 영향을 미친 또 한 명의 인물로는 일본에서 활동한 ‘권도회’ 가라테의 나카무라 히데오가 있다.

조총련계로 한국 이름이 강창수인 나카무라 히데오는 일본 가라테계에서도 유명한 인물로 북한을 오가며 격술을 지도했다는 주장이 있다.

태권도가 분열된 후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최홍희 총재가 북한과 본격적인 관계를 맺기 시작한 1980년 이후에는 ITF 태권도가 격술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있으나 분명하지는 않다.

한국의 특공무술은 이러한 북한의 격술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게 됐다. 예비역 대령 출신으로 특수부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국기원의 오현득 부원장은 한국의 군대무술인 특공무술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해 “1977년 북한군 하전사(부사관) 출신의 이영선이 귀순을 했는데, 이영선과 한국 군인들이 실전 대련에서 아무도 이기지 못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한국군 수뇌부에서 북한의 격술에 필적할 만한 무술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특공무술을 창시한 것은 본인이라는 것이 오현득 부원장의 주장. 특공무술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주장하는 인물로는 대한특공무술협회의 장수옥 총재, 국제특공무술연합회의 박노원 회장 등이 있다.

그러나 한국의 특공무술은 몇 개의 단체로 구분되는 차이는 있지만 하나의 독창적인 무술이라고 불리기에는 정체성을 확실하게 세우지 못한 측면이 있다. 국내에서 특공무술은 범 합기도계 무술로 분류된다.

이렇듯 세계에는 다양한 이름과 형태의 특공무술이 있는데, 가장 효율적이고도 짧은 시간 안에 적의 전투력을 무력화시켜야 한다는 목표는 다르지 않다. 

kaku6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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