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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별이 별을 잇고…1000억개의 별, 은하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별이 별을 잇습니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은하수’(銀河水)입니다. 우리말은 ‘미리내’. 용이 사는 강이기도 하고요. 서양에서는 우유가 흐르는 길. ‘밀키웨이’(Mily way)라고 말합니다. ‘우리은하’. 그러니까 우리가 사는 은하입니다.

은하에는 가스와 티끌이 모여 있는 성운과 별이 모인 성단이 띠를 이루며 길게 누워있습니다. 성운과 성단을 포함해 별이 모여있는 가장 큰 집단이 은하인 셈입니다. 우리은하에는 1000억 개가 넘는 별들이 있고요, 하나의 은하에는 태양과 같은 항성이 적어도 2000억 개가 있습니다. 이런 은하가 우주에는 1000억 개 이상 있다고 추정되는데, 이런 사실들이 최초로 인류에 보고된 건 길어야 4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은하(사진=NASA)

우리은하가 ‘희미한 별들의 집단’이라는 증거를 가장 먼저 내민 사람은 갈릴레오 갈릴레이입니다. 1610년 그가 자체 제작한 망원경에 의해 관측됐죠. 기원전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는 하늘에서 서로 가까이 있는 별들이 폭발해 우리은하가 만들어졌다고 믿었습니다. 그의 믿음이 ‘잘못됐다’는 사실이 밝혀지기까지는 2000년이 지나야 했던 겁니다.

지름만 약 10만 광년인 우리은하는 가운데가 막대처럼 도톰한 원반 모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은하가 나선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해 우리은하는 ‘막대나선은하’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계란 후라이와 모양이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런데 이보다도 놀라온 사실은 우리은하가 은하 축의 북쪽에서 보았을 때 시계 방향으로, 그것도 초속 270km 정도의 속도로 지금도 돌고 있다는 겁니다. 한 바퀴 도는 데 약 2억5000만 년이 걸립니다. 130억 년이 넘게 팽이처럼 돌고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우리은하(사진=NASA)

우리은하의 핵에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수천억배 무거운 블랙홀이 있다고 추정됩니다. 블랙홀 가운데서도 몸집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이 블랙홀은 ‘거대 블랙홀(supermassive black holes)’이라고 불리죠. 그 바깥쪽으로 늙고 오래된 별, 젊은 별, 가스와 먼지 등으로 이뤄진 궁수ㆍ오리온ㆍ백조ㆍ페르세우스 4개의 나선모양 팔이 뻗어 있는데 바로 ‘오리온자리’에 있는 팔에, 지구가 있는 태양계가 있습니다. 약 3만 광년 떨어진 변두리에 말입니다.

자,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문제를 하나 내볼게요. 그렇다면 우리은하에서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항성은 어디일까요.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우주선 중에서 가장 빠른 우주선을 보낸다고 해도 이곳까지 8만 년이 걸립니다. 태양계를 벗어나 다른 별에 우주 여행을 간다는 건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인 이유죠. 네, 이곳은 ‘켄타우르스’입니다. 과학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지 않는 한, 얼마 동안은 우주탐사선이 달이나 화성, 일부 소행성까지만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은하의 중심부(사진=NASA)

(*) 헤라클레스의 탄생을 안 여신 헤라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헤라클레스를 죽이려 합니다. 하지만 전령의 신 헤르메스는 헤라클레스를 가장 위대한 인간으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헤라가 잠든 사이, 헤르메스는 어린 헤라클레스를 안고 몰래 여신의 침실로 들어가 젖을 먹입니다. 뒤늦게 헤라가 잠에서 깨어났지만 젖을 빠는 힘이 얼마나 쎈지 헤라클레스를 떼어낼 수 없었습니다.

결국 헤라는 젖꼭지가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감수하며 헤라클레스를 떼어냈고, 이때 여신의 가슴에서 젖이 솟구쳐 하늘의 은하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은하가 ‘우유가 흐르는 길(Milky Way)’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죠. 은하를 뜻하는 영어 ‘Galaxy’에서 ‘Gala’도 우유란 뜻의 그리스어랍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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