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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현 도쿄특파원의 일본 유통記]고개 숙인 카사노바
[코리아헤럴드(헤럴드경제 자매지)=김지현 기자]‘고개숙인 카사노바.’ 그 유명한 카사노바 얘기는 아니다. 일본 맥도날드 사장인 사라 카사노바 얘기다.

오랜 침묵을 깨고 그가 대중 앞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3월 일본 맥도날드의 사장으로 임명된 사라 카사노바는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고, 이달 초 앞으로 지켜봐 달라는 주문과 함께 대중 앞에 사과를 한 것이다.

하지만 인심은 여전히 사납다. 두 아이 엄마인 30대 주부 우치다 씨는 아이들과 한끼를 때우러 자주 들렀던 동네 맥도날드에 아예 발길을 끊었다. 그는 “뉴스를 통해 보는 맥도날드는 결코 믿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카사노바 사장. [출처=게티이미지]


이처럼 맥도날드에 대한 일본 소비자 불신은 극에 달했다. 최근 맥도날드는 일본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한 것이 들통 났고, 너겟류와 아이스크림 선데이에서는 치아와 플라스틱 등의 이물질이 발견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맥도날드 홀딩스 재팬(McDonald’s Holdings Japan)은 21억8000만엔(약 200억원)이라는 사상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월 매장 방문 고객 숫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40%나 줄었다.

맥도날드가 일본 소비자에 철저히 외면당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모럴헤저드지만, 일각에선 사건 당시 카사노바 사장이 직접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금도 “문제가 발생한 직후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어야 했다”며 카사노바 사장을 비판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맥도날드의 추락은 일본 패스트푸드 시장의 지각변동 조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롯데리아와 모스 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은 맥도날드가 빠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특히 롯데리아의 맥도날드 견제 내지 압박은 노골적이다. 지난해 맥도날드에서 재료 부족으로 감자튀김을 사이즈 별로 제공하지 못할 당시 롯데리아에 걸린 간판은 “우리 매장에서는 고객들이 원하는 다양한 사이즈의 감자튀김을 제공합니다”였다. 롯데리아는 또 색다른 메뉴 개발에도 열을 올리며 라면 햄버거부터 고급 와규를 사용한 와규버거와 패티를 5장을 깐 점보버거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모스 버거 역시 100% 일본 브랜드로, 굵직한 감자튀김과 모스 버거만의 독특한 소스를 사용한 햄버거로 승부를 걸고있다.

맥도날드의 모럴헤저드. 많은 것을 시사하는 교훈이 되고 있다.

jemmi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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