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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새정치는 ‘경제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회의실 배경막(백드롭)에 적혀 있던 문구가 달라졌습니다. 문재인 대표가 취임하면서 ‘새로운 시작-더 큰 혁신’이 ‘민생제일 경제정당’으로 교체됐습니다.

총선을 1년 정도 앞둔 시점 새정치연합이 경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일종의 승부수로 읽힙니다. 역대 선거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는 늘 먹고 사는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경제에서 지면 선거에서 진다는 정설도 따릅니다. 새정치연합이 경제정당을 표방하는 것도 내년 4월 총선까지 1년간 경제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인 셈입니다.

일단 명절 연휴 전부터 경제정당으로 변신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전국 지역위원회에 ‘국민의 지갑을 지켜드리겠다’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배포됐습니다. 


소득주도 경제성장을 주장한 문재인 대표는 연휴 시작 전날 부산 덕포시장, 국제시장 등을 돌며 민생경제를 살폈습니다.

하지만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경제정당이라는 것도 결국 뻔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정당으로서 결과물이라 하면 법안일 것입니다. 애석하게도 새정치연합이 강조하는 경제정책을 뒷받침할 주요 경제법안은 아직까지 대부분 계류 상태입니다.

최저임금을 전체 평균임금의 절반까지 인상시키겠다는 최저임금법은 문 대표가 앞장서 전 의원이 서명한 당론 법안이지만 4년째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촉구한 분양가상한제폐지 등 ‘부동산3법’을 수용하면서도 정작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새정치연합이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지속 강조해 온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제자리만 맴돌고 있습니다.

경제통이 즐비한 새누리당에 비해 경제전문가라고 볼 수 있는 의원이 적다는 것도 새정치연합의 약점입니다.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김진표 국정자문위원장과 건설교통부 장관 출신인 이용섭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의 대표적 ’경제맨’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6ㆍ4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의원직에서 물러나 현재 원외 인사입니다.

이에 김 위원장과 이 전 의원에 버금가는 중량급 인사가 적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당내 한 3선 의원은 “우리당에 김진표, 이용섭 같은 분들이 현재 없어 초이노믹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할 정도입니다.

그나마 현재 당내 경제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홍종학 의원이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입니다. 홍 의원은 캘리포니아대 경제학 박사 출신에 경실련 정책위의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초선 비례대표로 정치 경험이 짧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힙니다.

이에 경제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경제전문가 풀이 지금보다 더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경쟁력있는 경제전문가를 원외인사로 적극 영입하고 정책위원회와 민주정책연구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무엇보다 인재들이 국회로 들어올 수 있도록 혁신적인 공천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지와 실력이 있는 의원이 넘쳐나야 경제정당이 될 수 있습니다. 문 대표 표현대로 ‘사람이 먼저’입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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