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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지역구 앞으로…발걸음 무거운 국회의원들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연말연시와 설ㆍ추석 등 명절시즌이 되면 국회의원들은 여의도 의정활동을 잠시 접고 저마다 자신의 지역구에 내려가는 것이 당연한 일처럼 돼 있다.

특히 수도권 처럼 거리가 가까워 평소에도 지역구 행사 등에 얼굴을 비치기 쉽지 않은 장거리 지역의 의원들은 몇 일씩 지역에 머물며 그동안 챙기기 못했던 지역 민심을 추스르는 것이 재선의 발판을 다지는 중요한 의정활동으로 꼽힌다.

그런데, 이번 명절 지역구 행보에 나서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발걸음은 그다지 가볍지만은 않아 보인다.


청와대 비선 파문, 연말정산 등 ‘서민증세’ 논란,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안 국회 통과 과정 등에서 민심의 외면을 받으며 나타난 최악의 지지율 하락을 몸으로 부닥쳐야 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영남권 한 재선의원의 말에서는 정치에 대한 쓴소리를 들어야 할 지역구 행보의 부담감이 느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지역 민심이 전체적으로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일단 지역 원로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봐야 알겠지만, 총리 인준과정에서 반성할 점이 많다고 한다. 총리를 세웠으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에 대한 지적이다. 그리고 곧 청와대 인사와 개각 등에 대해서도 지역에 그 내용들을 잘 설명하고 앞으로 정부여당이 이렇게 일을 잘 할거다 라는 호소를 해야 할 것 같다”

지역구 행보를 앞둔 부담은 새누리당 의원들 뿐만이 아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역시 지역에서 듣게 될 쓴소리를 각오하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 였다.

지난 전당대회 과정을 거치면서 거세게 부딪혔던 친노-비노 간의 계파 갈등과 정부여당을 견제하지 못하는 ‘제1 야당’의 무능력함을 지적받을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호남지역의 한 초선의원은 한마디로 “가는 곳마다 욕을 먹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쓴소리 듣는 게 당연하다. 평상시 잘해도 욕먹는데, 정국이 이렇게 꼬인 상황이면 더 하지 않겠나. 이완구 총리 통과시키는데 뭐하고 있었냐는 소리는 진작에 듣고 있다. 특히 호남지역에서는 전당대회 거치면서 계파끼리 왜 싸우냐고 한다. 또 한편에서는 존재감도 없이 여당 견제할 수 있겠냐는 쓴소리가 많다. 결국은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면서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해소하겠다는 다짐으로 민심에 다가가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의원들이 지역구에만 가면 매를 맞는 현실은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역을 대표하며 1인 헌법기관으로서 국가를 운영하는 한 축인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에서만큼은 한없이 작아지는 정치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의원들의 명절 행보는 앞으로도 가볍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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