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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데이터] 하얀 ‘미원’, 60년 만에 연두색으로 바뀐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지금의 할머니 세대들에게 ‘맛의 비밀’로 널리 쓰였던 미원. 196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1가구 1미원’이라 불릴 정도로 가정의 필수품이자 오랜 세월 조미료의 대명사로 통했던 미원이 60년 만에 변신을 꾀한다.

지난 1956년 출시된 국내 최초의 발효조미료 ‘미원’이 내년 탄생 60주년을 앞두고 처음 색깔 옷을 입었다. 대상은 지난해 기존 ‘감칠맛 미원’의 제품명과 패키지 디자인을 완전히 바꾼 ‘발효 미원’을 출시했다. 이어 11일에는 색깔까지 바꾼 ‘다시마 발효미원’을 출시했다. 


지난해 60년 가까이 미원을 상징해왔던 붉은 신선로 문양을 과감히 줄이고, 주원료인 사탕수수 이미지를 삽입해 제품 원료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면, 이번에는 ‘하얀색’ 미원의 색깔까지 바꾸는 대개혁이 단행된 셈이다. 이는 미원이 최근 MSG(Mono Sodium GlutamateㆍL-글루탐산 나트륨) 논란에서 탈피해, ‘화학 조미료’가 아닌 ‘발효 소재로 만든 조미료’로 인식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게 하기 위한 조치다.


미원은 대상그룹의 모태인 ‘동아화성공업’ 설립 후 탄생했다.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던 1950년대 중반, 대상그룹의 창업자인 임대홍 회장이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글루탐산’의 제조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조미료 제조 공정을 습득해 탄생했다.

당시 미원은 ‘어떤 음식이든 미원을 조금 넣으면 맛이 좋아진다’는 입소문을 타고 독보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당시 국산 조미료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했고, 1960,70년대 최고의 인기 선물 아이템으로 통했다.

하지만 미원은 1993년 MSG 유해성ㆍ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20년 가까이 긴 정체기를 맞았다. 지난 1993년 조미료 시장 후발주자인 럭키가 ‘맛그린’을 출시, ‘MSG를 넣지 않은 천연조미료’란 광고를 내면서 MSG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인식이 소비자들의 뇌리에 깊이 자리잡았다. 미원의 주 성분은 MSG로, 약 97%가 MSG로 이뤄져 있다.


MSG의 주원료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해 아직 정제하지 않은 설탕 또는 당밀로, 정제 멸균한 원료에 글루탐산을 생산하는 미생물을 투입하고 약 40시간 동안 발효시킨다. 이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글루탐산을 배출하게 되며, 이후 정제 및 결정화하고 글루탐산이 물에 잘 녹을 수 있도록 나트륨을 붙이면 MSG가 완성된다. 이런 과정 때문에 발효 조미료로 불린다.

MSG는 1995년 미국 FDA와 WHO의 공동 연구결과, ‘평생 먹어도 안전한 식품첨가물’로 이미 판명이 됐고,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정청도 2010년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미원의 매출은 2014년 기준 총 2892억원으로 대상그룹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매출은 1990년 740억원에서 2014년 1005억원으로 250억원 소폭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400억원에서 2892억원으로 1400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 1973년 인도네시아에 첫 수출된 미원은 현재 베트남, 일본, 미국 등 3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2012년과 2013년 중국의 저가 MSG의 공세로 다소 주춤했던 미원 매출은 지난해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색깔옷 입은 미원의 변신이 ‘제2의 도약’을 이뤄낼 수 있을까.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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