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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판교 카페거리]①정자동
정자동 카페거리의 개성있는 맛집들
[헤럴드 분당판교]K씨(여·23)는 대학을 갓 졸업한 카페 매니아다. 주로 홍대 주변 카페를 무대로 삼았지만 요즘에는 분당 정자동과 백현동의 매력에 빠져 이곳 카페거리를 찾고 있다. 감수성 있는 미감(味感)과 맛깔있는 문장력이 장점이다. K씨는 카페 방문시 일반 손님으로 행동했으므로 카페주인의 의도성은 철저히 배격되었다.- 편집자

만약 사전지식 없이 정자동 카페거리에 간다면 기대와는 다른 풍경에 조금은 의아할지도 모른다. 정자동 카페거리는 홍대나 이태원 등지와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다. 주상복합 아파트 1층 상가에 들어선 카페들이 대로를 중심에 두고 양 옆에 줄지어 있다. 아기자기하다기 보다는 깔끔하고 세련됐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정자동 카페거리의 가게 중 개성 있는 카페 몇 군데를 추려봤다.


◇버터핑거 팬케익스 (BUTTERFINGER PANCA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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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핑거 팬케익스의 인기 메뉴 '버터핑거스 페이보리츠(Butterfinger's Favorites)'


토스트도 크로와상도 아닌 팬케이크라는 유니크한 브런치 메뉴를 내세우며 정자동 카페거리를 대표하는 가게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버터핑거팬케익스는 정자동 카페거리 가장 안쪽에 위치해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여느 아메리칸 다이닝처럼 진한 색상의 인테리어와 체크무늬 타일 등이 모던한 느낌을 살려준다. 배관을 그대로 노출한 천장 역시 요즘 대세를 충실히 따른다.

메뉴판에는 메뉴가 빽빽하게 적혀있다. 대부분이 영어로 적혀있고 (자세히 읽어보면 사족도 많다) 추천 메뉴는 펜으로 표시한 듯 디자인하는 바람에 처음 받았을 땐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다. 침착하게 메뉴판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한쪽 면엔 팬케이크, 와플, 디저트 등의 메뉴가 써 있고 다른 면엔 브런치, 오믈렛 등의 메뉴가 써있다. 브런치 메뉴의 대부분이 2~3인분의 양이므로 혼자 가는 것보단 여럿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매장 안 테이블의 대부분이 20~30대 여성 세 명 이상이 함께 온 경우였다.

식당의 1인용 브런치 메뉴 중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버터핑거스 페이보리츠(Butterfinger’s Favorites)'는 팬케이크 두 장, 햄버그, 베이컨, 계란요리, 해시브라운으로 구성돼있다. 스크램블 에그는 ‘써니 싸이드업(반숙)’ 또는 ‘오버 이지(완숙)’로 대체 가능하고, 버터는 일반 버터, ‘아이 캔낫 빌리브 이츠 낫 버터(I cannot believe it’s not butter)’, ‘허니 바닐라’ 중 선택할 수 있으며 팬케익에 뿌려먹을 시럽도 메이플 시럽과 벌꿀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어 취향에 따라 브런치를 구성할 수 있다.

메뉴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팬케이크는 달큰하고 부드럽다. 밀가루 맛이 적어 브런치에 딱 어울린다. 메이플 시럽과 버터를 발라 먹으면 달콤함과 부드러움이 배가 된다. 다소 투박해 보이는 스크램블 에그는 생각보다 부드러우면서도 흐물거리지 않는 식감이 좋다. 베이컨과 햄버그는 다소 아쉽다. 베이컨은 조리 시간이 길었는지 비교적 딱딱하고 햄버그는 향신료 맛이 많이 나는 편이다. 한편 해시브라운은 짧게 채썬 감자를 한면만 노릇하게 튀겨 냈는데, 중간에 공간이 생겨서인지 허전한 느낌이 들지만 씹는 맛을 살렸다. 아주 뛰어난 맛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하다.

2~3인용 메뉴 중에서는 '스플리트 디시전 플레이트(Split Decision Plate)'가 가장 잘 나가는 메뉴다. 팬케이크, 프렌치토스트, 감자, 햄, 소시지, 베이컨, 계란요리가 제공된다. 시럽과 버터, 계란요리의 종류는 버터핑거스 페이보리츠(Butterfinger’s Favorites)처럼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

버터핑거 팬케익에서는 와플도 맛볼 수 있다. 와플을 주문하면 곁들일 과일 컴포트를 고를 수 있다. 바나나, 딸기, 블루베리 등 8가지 종류가 있다. 또한 휩크림도 함께 제공돼 부드럽고 달콤한 와플을 즐길 수 있다. (031)785-9994.

◇제멜로(Gem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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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멜로가 자랑하는 '장미 젤라또'



제멜로는 이미 ‘검증된’ 곳이다. 맛집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맛집 정보 프로그램도 제멜로를 찾았다.

제멜로의 주 메뉴는 젤라또다.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흔한 디저트임에도 불구하고 제멜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이곳의 젤라또가 ‘장미 젤라또’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맛이 쏟아져 나오는 젤라또 가게 사이에서 제멜로는 맛을 넘어 ‘모양’까지 신경을 썼고, 그 결과 제멜로만의 예쁘장한 장미 젤라또가 탄생했다. 제멜로의 이러한 접근방식은 많은 고객들, 특히 맛뿐만 아니라 음식의 비주얼까지 관심을 쏟는 여성 고객들에게 큰 반향을 얻을 수 있었다.

콘 아이스크림은 일반 콘과 오징어먹물 콘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컵 아이스크림과 가격 동일) 두 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을 고르면 기존의 동그란 스쿱으로 퍼주는 게 아니라 납작한 스쿱으로 꽃잎을 하나씩 만들기 때문에 시각적인 재미도 쏠쏠하다. 콘을 감싸는 포장지가 따로 없어 냅킨으로 싸주는 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젤라또 종류도 비교적 다양하게 있는데, 망고, 사과, 자몽 등의 과일 맛 젤라또뿐만 아니라 스트라치아텔라(초코칩), 엑스트라 블랙(다크 초콜릿)과 같은 젤라또도 맛볼 수 있다. 특히 엑스트라 블랙 같은 경우 기존의 초콜릿 아이스크림과는 다르게 단맛 보다는 카카오 특유의 쌉쌀한 맛이 강해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스트라치아텔라 역시 일반 바닐라베이스 초코칩 아이스크림보다 더 오묘한 맛이 난다.

앉아서 수다나 떨며 아이스크림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재고하길 권한다. 매장 내에 좌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콘 아이스크림을 테이크아웃해 카페거리를 걸으며 여유를 만끽하는 것을 추천한다. (031)719-7929.

◇카페 드로잉 (Cafe Dra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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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드로잉의 주메뉴 '루꼴라 플랫브레드'


정자동의 여느 카페 못지 않게 입소문을 탄 카페 드로잉은 의외로 카페거리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일자도로인 ‘정자일로’에서 조금 비껴난 안쪽에 위치해 있다. 비록 골목 안쪽에 있지만, 매장 자체가 꽤 넓고 입구가 탁 트인 덕에 답답하지 않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한쪽 벽에는 프로젝터를 통해 영화를 틀어줘 모던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카페 드로잉의 가장 큰 장점은 여타 카페들에 비해 느긋하게 있기 좋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의자가 대부분 1인용 소파식이라 편안하고, 콘센트가 있는 자리도 꽤 많으며 와이파이는 말할 것도 없다. 책이나 노트북을 가져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다(다만 바쁜 시간에 눈치 없이 오래 앉아 있진 말자).

메뉴 또한 다양하다. 커피와 티, 주스는 물론 칵테일과 맥주 등도 판다. 특히 맥주 종류가 다양한데, 코로나나 호가든처럼 주류를 취급하는 카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맥주도 있지만 파울러너 헤페 등의 맥주 또한 만날 수 있다. 다만 가격은 조금 센 편이다.

브런치 메뉴의 인기가 압도적인 정자동 카페답게 카페 드로잉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루꼴라 플랫브레드다. 루꼴라 플랫브레드는 화덕피자와 비슷해 보이지만 먹어보면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다. 또띠아처럼 얇고 동그란 플랫브레드 두 장에 각각 루꼴라와 토마토, 조리된 양파, 생치즈가 듬뿍 올려져 있다. 특히 루꼴라가 흘러내릴 정도로 많이 토핑되어 있어 평소 루꼴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시도할 가치가 있는 메뉴다. 생치즈 역시 누린 맛이 없이 신선하며 피자보다는 샐러드를 먹는 것 같은 건강한 느낌을 준다. 야채만큼의 양은 아니지만 베이컨도 간간이 들어있어 입맛을 더한다. 플랫브레드에는 드로잉에서 직접 만든 고소하고 짭짤한 소스가 스프레드 되어 있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구성에 독특한 맛을 더해준다.

에스프레소 역시 괜찮은 편이다. 100% 아라비카 원두를 쓰는 카페 드로잉의 커피는 꽤 깔끔한 맛을 내며, 에스프레소 고유의 고소한 맛보단 끝의 신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에스프레소를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도 한번쯤 마셔 볼 수 있을 정도의 깔끔함과 부드러움을 자랑한다. (031)718-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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