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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탁 위 ‘봄소식 전령사’…봄나물이 온다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입춘(立春)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봄 소식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사람들마다 봄이 오는 것을 느끼는 방법도 가지가지. 어릴 때는 화사한 파스텔 색감의 겉옷을 꺼내입고, 새학기 준비를 하면서 설레는 봄을 맞았다. 나이가 좀 들거나, 살림을 하는 주부 입장이 되고 보면 장바구니와 식탁으로 봄을 느끼게 마련이다. 

냉이와 달래, 봄동 등을 모아놓은 봄나물 기획전 앞에서 발길은 자연스럽게 멈춰지고, 향을 최대한 살린 봄나물 요리를 식탁에 올리면서 봄을 맞는다. 올해 봄도 시작이다. 식탁 위의 봄소식을 전하는 전령사, 봄나물이 온다. 

▶냉이 향에 취하고, 달래 먹고 맴맴=굳이 춘곤증을 떠올리지 않아도 봄철은 피곤하고 나른한 계절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 몸은 봄을 맞아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데 이 때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 봄철 피로감이 더해진다. 각종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성분이 풍부한 봄나물이 필요한 이유다.

봄나물의 대표주자인 냉이는 몸이 허약할 때나 눈 건강에 특히 좋다. 한의학에서는 냉이의 약효로 지라(비장)를 실하게 하며, 이뇨, 지혈, 해독 등의 효능이 있어 비위허약 ㆍ당뇨병 ㆍ코피 ㆍ월경과다 ㆍ산후출혈 등에 처방한다고 돼 있다. 냉이는 비타민 B1과 C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잎에 비타민A가 특히 많다. 이에 간을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충혈을 멎게 하기 때문에 냉이를 꾸준히 먹으면 눈병에 잘 걸리지 않고 눈이 맑아진다고 한다.

또 단백질과 칼슘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냉잇국은 뿌리도 함께 넣어야 맛이 좋은데 한의학에서는 냉이의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제채(薺菜)라 하여 약재로 쓴다. 

냉이와 늘 함께 언급되는 달래는 알싸한 맛이 봄 입맛을 살리는데 으뜸이다. 달래는 마늘의 매운맛 성분인 알리신이 들어있어 맛이 매운데, 날 것으로 무턱대고 먹다간 속이 쓰릴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달래는 무엇보다 비타민 C와 칼슘이 풍부해서 춘곤증에 특히 좋다고 알려져있다. 또 감기와 빈혈,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작용을 하며 피로 회복에도 좋다.


▶봄동, 사각사각 고소한 봄맛
=봄철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봄동 겉절이다. 이름에도 봄이 들어간 봄동은 상큼한 겉절이나 쌈으로 먹으면 좋다. 

흔히 봄동을 다른 품종으로 생각하는데, 봄동은 우리가 자주 먹는 배추와 같다. 다만 노지에서 추운 날씨의 겨울을 보냈기 때문에 속이 꽉 차지 못해 옆으로 벌어지는 모양새가 됐을 뿐이다. 배추보다 잎이 조금 두껍지만 여리고 연한 맛이 난다. 사각거리는 식감도 뛰어나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것도 특징이다.

영양상으로는 비타민C와 항산화성분인 베타카로틴이 배추보다 더 많다. 식이섬유가 많아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도 좋은 것은 물론 칼륨, 칼슘, 인 등의 무기질도 풍부해 빈혈 및 동맥경화 예방에도 효능이 있다. 
봄동은 참기름과 궁합이 잘 맞는데 불포화 지방산을 함유한 참기름과 같이 섞어 겉절이를 하면 영양도 좋고, 향긋한 봄내음도 한층 짙어진다. 

이외에 두릅, 쑥, 참나물 등 줄줄이 나오는 봄나물을 골고루 먹으면 봄철 건강은 한시름 덜 수 있다. 한 끼 식사에서 냉이 30g(7~10개), 참나물 40g(10~15개), 취나물(참취) 45g(20~30개)을 섭취할 경우 일일 영양소기준치와 비교하여 비타민A 101%, 비타민C 35%, 비타민B2 23%, 칼슘 20% 섭취가 가능하다.

한편 봄나물을 맛있게 먹으려면 최대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좋다.

소금은 되도록 적게 넣고 소금 대신 들깨가루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생채로 먹는 경우에는 식초를 넣으면 나물의 본래 향과 맛을 더 잘 살릴 수 있다. 봄나물을 보관할 때는 뿌리에 묻어 있는 흙을 제거한 후 비닐이나 뚜껑있는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영양성분은 물론 향기까지 오래 지킬 수 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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