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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문학적 돈잔치 ‘슈퍼볼’…경제 파급 효과는 “글쎄”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 ‘슈퍼볼(미국 프로풋볼 챔피언 결정전)’이 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개막했다.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황’을 등에 업고 열리는 올해 제49회 슈퍼볼은 광고판매액, 시청 가구 소비 측면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슈퍼볼 시청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1억1100만 명이 예상된다. 이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올해 슈퍼볼 중계방송사인 NBC는 30초짜리 광고를 평균 450만 달러(49억원)에 모두 팔아치웠다. 총 광고판매액은 3억5900만 달러(3923억원)로 역대 최대다.

미국인들이 슈퍼볼을 즐기기 위해 TV, 먹거리 구입 등에 쓰는 지출은 총 140억3100만 달러(15조4700억원)로 역대 최대일 것이라고 경제매체 마켓워치가 ‘프로스퍼 인사이트 앤 애널리스틱스’ 분석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

하지만 워싱터포스트(WP), ABC 등 현지 언론에는 슈퍼볼의 경제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슈퍼볼의 지나친 상업화를 비판하는 시각 또한 적지 않다.


▶분당 900만 달러 광고 가치 있나? =슈퍼볼 광고 판매액은 근래 들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1977년 슈퍼볼 시청자는 7000만 명, 광고단가는 분당 25만 달러였다. 38년전과 비교해 올해는 시청자 수는 58% 늘어난 데 반해 광고단가는 무려 35배 뛴 셈이다. 올해 슈퍼볼 광고단가는 시청자 1명 당 4센트로, 보통 황금시간대 TV 광고(2.5센트) 보다 60% 높다.

천문학적으로 비싼 슈퍼볼 광고를 위해 기업들은 제품을 얼마나 팔아야할까. BBC에 따르면 900만 달러에 광고시간 1분을 산 버드와이저는 한 묶음에 12개 들이 맥주 팩을 1551만여개 팔아야하며, 7년만에 슈퍼볼 광고를 집행한 빅토리아시크릿은 39달러짜리 보통 여성용 브래지어를 11만3924개 판매해야한다.

[로고 =위키피디아]

하지만 슈퍼볼 광고 효과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의 이라 칼 마케팅학 교수는 허핑턴포스트에 “대부분 효과가 없다. 광고비가 너무 높고, 광고주에게 의문만 돌려준다”고 지적했다.

WP는 사설에서 슈퍼볼 광고의 80%는 구매 증대,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개최지는 ‘슈퍼볼 저주’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행사 개최지의 경우처럼 슈퍼볼 개최지 역시 행사 이후 빚 방석에 앉는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ABC는 개최 도시가 누리는 슈퍼볼 경제효과는 주최측 추산(5억달러)보다 훨씬 낮은 3000만~1억3000만 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올해는 과격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그 추종세력인 ‘외로운 늑대(자생 테러리스트)’에 의한 테러 위협이 어느 해 보다 고조된 상황이어서 개최지인 글렌데일의 보안 부문 지출이 더욱 늘어날 판이다.

미국인의 연간 슈퍼볼 관련 지출 총액(단위: 10억달러)[그래프 =마켓워치]

실제 제리 위어스 글렌데일 시장은 보안에만 210만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슈퍼볼이 시 재정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글렌데일 부채의 40%는 슈퍼볼 경기장 건설과 관련 있으며 이는 연간 세수의 5%에 이른다.

지난해 개최지인 뉴저지주 이스트 루터포드 역시 재정 증대나 홍보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슈퍼볼 경제효과는 식음료, 가전업계 등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켓워치 분석에 따르면 슈퍼볼 경기 중 닭날개는 12억5000만개, 피자는 2700만 조각이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볼 개막 몇주전서부터 TV는 95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산된다.

슈퍼볼이 오히려 영화 관람 등 다른 부문 소비를 줄이게 함으로써, 슈퍼볼을 전후로 미국인의 소비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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