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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와의 전쟁’에선 연전연패… IS와의 전쟁, 이기고 있나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이라크와 시리아, 미국과 서방 각국 등 국제사회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서는 승리하고 있지만 정작 테러와의 싸움에서는 연전연패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원 아래 쿠르드족은 시리아 국경마을 코바니를 탈환하고 이라크군은 제2도시 모술 탈환을 준비하면서 전장(戰場)에서는 승리를 가져가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IS는 고토 겐지와 유카와 하루나 등 일본인 인질 2명을 참수하고 요르단 전투기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동시에 이집트ㆍ리비아ㆍ알제리ㆍ예멘ㆍ사우디아라비아, 심지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외로운 늑대’(Lone wolves)들이 서방 각국에 침투하면서 테러 위협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같은 IS의 영향력 확대는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를 자극해 테러경쟁까지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

▶국제연합군, 정말 이기고 있나=IS를 상대로 공습작전을 벌이는 국제연합군 사령관 제임스 테리 미군 중장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쿠르드 지상군이 국제연합군의 공중지원을 받아 시리아 북부 접경도시 코바니(아인알아랍)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여러 외신들에 따르면 IS 역시 자신들의 패배를 시인했다. 지난달 30일 IS 연계 미디어인 아마크 뉴스통신에서 IS 대원들은 “얼마 전 우리는 (국제연합군의)폭격과 형제들의 죽음에 아인알아랍에서 후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투기들이 모든 것을 파괴했고 또 쥐새끼들(쿠르드족 민병대ㆍYPG)이 오기 때문에 우리는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코바니는 터키와의 접경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로, IS는 지난해 9월 중순부터 이곳을 공격하기 시작해 코바니 일부와 300여개의 인근 마을을 장악했다. 그러나 국제연합군의 공습과 쿠르드족의 저항에 1000여 명의 병력을 소진한 채 4달 만에 퇴각했다.

또 쿠르드 군사조직 페쉬메르가와 이라크군 정부군은 IS의 거점인 모술 공격을 준비하면서 주변지역의 IS와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미 ‘오일머니의 젖줄’ 이라크 최대 유전지대 키르쿠크와 야지디족이 포위됐던 신자르산은 재탈환했다.

모술이 위협받자 IS는 키르쿠크를 공격하며 이라크군 등의 병력분산을 노리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IS와의 전쟁에 돌입한 국제연합군은 그동안 6000명이 넘는 IS 대원들을 사살했다. 총 병력 3만 명, 핵심전력 규모가 9000~1만8000명 가량으로 추산되는 IS 병력을 6000명 넘게 제압한 것은 큰 성과다. 상당수의 IS 지도부를 포함, 지난달엔 IS의 화학무기 전문가인 아부 말리크를 사살하는 성과도 올렸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에도 1일 미국 CNN방송의 안보 애널리스트인 피터 베르겐은 기고문에서 “이라크와 시리아 양쪽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군과 전쟁을 벌이는 IS가 어떻게 이같은 일(참수)을 저지를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더 적극적인 미군의 개입이 필요한지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연전연패, 테러와의 전쟁=정작 패배는 다른 쪽에서 나왔다. IS는 지난해 미국인 제임스 폴리, 스티븐 소트로프, 피터 캐식, 영국인 데이비드 헤인스, 엘런 헤닝, 레바논군 알리 알 사예드, 압바스 메들레이, 프랑스인 에르베 구르델에 이어 올해 유카와와 고토를 처형했다.

구출작전 실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협상, 연락 채널 단절 등 국제사회는 IS의 참수행위에 손쓸 새도 없이 당했다.

이와 함께 IS는 각국에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과의 연계를 통해 영향력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집트 시나이주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형성된 단체인 안사르 베이트 알 마크디스가 IS 이집트지부로 거듭났다.

리비아에서도 IS 지부가 생겨났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동부 바르카, 서부 트리폴리, 남부 파잔 등의 3개 지역을 IS의 영토로 선언했다. 이집트 IS 지부와의 세력규합도 의심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트리폴리 코린시아 호텔 테러의 배후로 지목됐다.

알제리에서는 지난해 9월 에르베 구르델 참수사건을 통해 IS 알제리 지부의 존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에서 파생된 조직으로 지난해 12월 지도자인 칼리드 아부 술레이만이 정부군의 공격으로 사망해 현재는 잠잠하다.

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는 지난 11월 예멘과 사우디를 IS의 새로운 지역으로 선포했으며, 같은 달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선 전 파키스탄 탈레반 사령관이었던 하피즈 사이드 칸이 자신들의 조직과 IS와의 연계를 주장했다.

이밖에도 코카서스, 인도네시아, 필리핀, 나이지리아 등에서의 확장도 의심되고 있다.

IS의 전 세계적인 영향력 확대는 이슬람 테러를 주도해온 알카에다로 하여금 테러 경쟁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지난달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테러에 대해 예멘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적극 주장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라크ㆍ시리아 내 IS가 지금껏 저항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 자원병의 유입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 정보당국은 매달 1000명의 해외 자원병이 이 지역에 들어오고 있으며 90개국 1만9000명이 지하드(성전)에 참가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 각국은 이들이 다시 자국으로 돌아가 ‘외로운 늑대’가 되어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며 관련자 색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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