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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새정치 당권주자 3인 덕담이 사라졌다는데…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9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번 주말(31일~2월1일) 서울ㆍ경기ㆍ인천 대의원대회에서 열리는 합동연설회를 마지막으로 지난 10일부터 이어진 전국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이제부터는 ‘각개전투’입니다. 남은 일주일, 대세를 굳히거나 판을 뒤집기 위한 후보들의 치열한 막판 경쟁이 예상됩니다.

후보들은 총 17개 지역에서 합동연설회를 진행했고 7회(당대표 기준)에 걸친 방송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지역 합동간담회 등의 일정까지 합치면 횟수는 훨씬 많습니다. 당대표 후보에 출마한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후보는 이 모든 일정을 동행했습니다. 


경쟁 관계이자 동료이기도 한 이들의 평소 관계는 어떨까요? 각 후보 캠프 관계자들에게 물었습니다. 고개를 저으며 “분위기 좋을리가 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캠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선거 초반만 해도 세 후보 간 관계는 나름 돈독(?)했다고 합니다. 합동연설회나 토론회가 끝나면 “살살 좀 해줘”, “수고 많았다”는 덕담이 오가곤 했답니다. 먼저 행사장을 떠나는 경우에는 ‘먼저 간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선거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후보들 간 덕담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행사가 끝나면 서로 눈도 맞추지 않고 ‘쌩’하니 제 갈 길을 간다고 하네요. 먼저 말을 거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한 캠프 관계자는 “후보들 사이가 데면 데면 하다. 29일 TV토론회 때도 카메라 꺼지니 인사도 없이 모 후보가 먼저 나갔다”고 말했다.

관계 악화의 원인은 경쟁 과열입니다. 판세가 예상보다 혼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양강 구도를 구축해온 문재인, 박지원 후보의 난타전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두 후보는 최근 계속해서 ‘호남총리론’ ‘친노 책임론’등으로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선거 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전 ‘클린선거를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조급해진 모습입니다. 실제로 두 후보는 ‘정치력이 의심스럽다’, ‘전횡이 예상된다’는 등의 공격성 발언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양측의 대립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당원모임을 둘러싼 불법 시비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문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지난 29일 서울 신촌에서 후보 초청 간담회를 열려다 선관위가 불법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행사를 취소했는데, 주최 측은 당원들에게 “모 후보 측의 억지 주장과 전대 흥행을 막는 중앙당 선관위의 결정에 따라 중지한 것”이라고 공지해 박 후보를 우회적으로 겨냥했습니다. 이에 박 후보 측은 “우리가 신고한 것이 아니다”면서 펄쩍 뛰는 모양새입니다.

선거에서 경쟁은 당연한 일이죠. 어느 정도의 네거티브도 ‘필요악’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네거티브가 공약과 정책 경쟁을 가리는 순간 선거의 본질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은 잇딴 선거 패배 후 보여준 계파 갈등과 당내 분열로 국민들에게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줬습니다. 더이상의 ‘집안 싸움’은 국민들이 제1 야당에 거는 마지막 기대마저 꺾어버릴 지 모릅니다. 후보들은 왜 이번 전당대회를 치르게 됐는지를 다시 한번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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