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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첼시와 리버풀은 연장전을 치뤘을까’
[헤럴드경제=김성우 인턴기자] 두 팀이 연장전을 치룬 이유는 캐피탈 원 컵 (리그컵)의 원정다득점 적용방식 때문이다.

지난 28일 (한국시간) 새벽 열린 리버풀과 첼시의 ‘캐피탈 원 컵(리그컵)’ 경기는 첼시의 1-0 승리로 끝났다. 지난 FA컵 32강 브래드포드에게 당한 굴욕패를 잊고 첼시가 결승에 진출한 것.

사진 = 게티이미지

이날 경기에서는 축구팬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만한 일이 벌어졌다. 정규 시간 양팀이 0-0 무승부를 기록했음에도 연장전으로 돌입한 것이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각 팀의 홈에서 번갈아가며 경기를 치루는 방식)으로 치뤄지는 리그컵 경기는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피언스리그)처럼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된다.

정규시간 종료까지 양팀은 승점과 골득실이 같지만 첼시는 원정에서 1골을 기록했고, 리버풀은 원정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에 원정다득점으로 결승 진출팀은 첼시가 돼야 한다. 하지만 이날 경기 양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왜 그럴까?

이는 잉글랜드 리그컵만의 독특한 원정 다득점 방식 때문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AFC 챔피언스리그, 코파 델 레이 등 다수의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승부를 가르는 원칙 중 하나로 원정 다득점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각 대회는 조금씩 다른 원정 다득점 원칙을 가지고 있다.

원정 다득점 원칙은 크게 (1)정규시간에만 원정다득점을 적용하는 경우, (2) 정규시간과 연장전 모두에 적용되는 경우, (3) 연장을 치룬 경우에 원정 다득점이 적용되는 경우의 세 가지 방식이 존재한다.

이중 (1) 정규시간에만 원정 다득점이 적용되는 경우는 정규시간까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을 적용할 수 있고 연장전에서는 원정다득점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다.

결승전까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뤄지는 AFC 챔피언스 리그가 여기 해당한다. 2013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광저우를 상대한 서울은 홈에서 치뤄진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2차전 광저우의 홈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원정 다득점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서울은 원정에서 1골, 광저우는 원정에서 2골을 기록했고, 승점과 골득실이 같았음에도 광저우가 승자가 됐다.

만약 광저우의 홈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도 양팀이 2-2 무승부를 기록했다면, 양팀은 2무로 같은 승점과 4골을 기록했을 것이고, 원정다득점으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으므로 연장 승부에 돌입했을 것이다. 이때 정규시간에서의 골득실과 관계 없이 연장 승자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고, 무승부를 기록하면 승부차기에 돌입한다.

한편 (2) 연장전을 치른 후에만 원정 다득점을 적용하는 경우는 전후반 경기 승점과 골득실, 원정다득점 원칙으로도 승부가 갈리자 않은 연장 상황에서도 원정 다득점이 적용되는 경우다.

UEFA 챔피언스리그의 원정다득점 원칙이 이에 해당한다.

만약 양팀이 1, 2차전에서 승점과 골득실이 같고, 원정다득점으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경우, 연장에서도 정규 시간에서의 골득실을 포함한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된다.

즉 양팀이 동률인 상황에서 홈과 원정팀이 연장전 나란히 1골씩을 기록한 경우 원정팀이 승자가 된다.

(1)의 원칙을 따르는 AFC 챔피언스리그는 이 경우 승부차기에 돌입하겠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의 경우 원정팀이 마치 2골을 득점한 것처럼 승리를 거둔다.


반면 28일 경기에 적용된 리그컵은 (3)원정다득점이 연장전에만 적용된다.

정규 시간에는 원정 다득점이 적용되지 않는 것.

즉, 양팀이 1차전 1-1 무승부를 기록한 상황에서, 2차전에서 양팀이 정규시간을 0-0으로 마쳤다고 하더라도 첼시가 승자가 되자 않는다. 정규 시간에는 원정 다득점이 적용되지 않고, 양팀은 2무를 기록해 승자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2차전 정규시간 결과 양팀이 2-2 무승부를 기록해도, 정규시간 결과 1, 2차전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에 원정에서 2골을 기록한 리버풀이 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가 연장전마저도 0-0으로 종료됐다면, 첼시는 홈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원정에서 1골을 기록했으므로 승자가 된다. 마찬가지로 리버풀이 연장합계 2-2 이상을 기록한 경우 리버풀이 원정 다득점자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 또한 양팀이 1-1로 2차전 연장을 마친 경우 양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한다.

만약 이날 경기에 UEFA챔피언스 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의 원정다득점 룰이 적용됐다면, 첼시는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연장 없이 결승전에 진출했을 것이다.

이 중 어떤 방식이 공정한가에 대해선 많은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한편 피파의 제프 블래터 회장 또한 지난 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원정 다득점 원칙이 여전히 의미 있는 규정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시간”이라며, “2차전서 연장에 돌입한다면 원정팀의 한 골은 홈팀보다 더 가치를 지니게 된다. 2차전서 원정을 떠나는 팀에게 유리한 제도일 수밖에 없다. 1차전엔 없었던 한 골이 두 골의 효과를 내는 30분의 찬스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챔피언스리그 원정 다득점의 문제를 꼬집는 등 원정 다득점의 공정성에 대해 많은 논란이 존재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정성 논란을 떠나서, 원정 다득점 원칙은 이기고 지는 것 이외의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는 분명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29일 새벽 열리는 쉐필드와 토트넘의 리그컵 경기 또한 리버풀, 첼시의 경기와 같은 방식의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된다. 토트넘이 1차전 홈에서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2차전 어떤 경기를 펼쳐 재미를 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s00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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