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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보험사기의 늪...“당신도 빠질 수 있다”(중) 보험사기로 멍든 한국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금융당국이 최근 3년간 다수인이 탑승한 고의사고 운전자, 탑승자, 사고 보험금 지급내용을 정밀 분석한 결과 316건 사고의 치료비 명목으로 합의금 8억3000만원 등 총 18억80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10개 보험사기단이 적발됐다. 이들 보험사기단은 조직당 평균 31건의 고의사고를 내 1억9000만원의 보험금을 탈취했다. 일부 사기단은 총 55건에 무려 4억10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이 취업을 하지 못한 무직자들이었다.

▶친구는 물론 선후배들끼리 사기공모=금융당국에 따르면 고의 사고건 피의자들은 친구나 선후배 사이로 주범의 주도하에 번갈아 탑승하며 고의사고를 반복적으로 냈다. 주범은 가담자 모집과 차량운전, 보험금 합의 등을 맡고 가담자들은 병원에 입원하는 방식으로 상호 역할을 분담했다. 또 일부 보험사기단의 경우에는 보험 설계사들까지 고객들과 공모해 사고를 일으키거나, 고객들간의 사고를 알선하는 사례도 적지않다.

이번 적발된 보험사기단의 사기혐의자 51명 중 20대가 무려 44명으로 전체의 86%에 달했다. 취업하기보다는 손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보험사기에 가담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기 수법이 지인간에 가해자와 피해자로 사전에 역할 분담을 공모하고, 차선변경 차량 등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반복해 합의금을 과다하게 편취하기 위해 입통원을 되풀이 했다”고 설명헀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다수인이 가담하는 조직형태의 상습 보험사기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보험사기가 결국 보험료 인상을 초래하는 반사회적 범죄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령화될수록 보험사기 증가(?)=보험사기가 늘고 있는 이유는 신고포상금제 등 금융당국의 단속이 강화된 것도 있으나, 무엇보다도 경기침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주로 생계형 보험사기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허위ㆍ과다입원 등 생계형 보험사기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동안 적발된 보험사기 유형 중 허위ㆍ과다입원은 320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189억원) 대비 69.8% 늘어난 수치다. 사고유형별로 살펴보면 사고내용조작(20.3%)과 음주ㆍ무면허 운전(12.3%)에 이어 허위ㆍ과다입원(11.2%)이 3번째였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의 보험사기가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연령대별 보험사기 적발건수(상반기) 현황을 보면 보험사기 혐의자 4만714명 중 50대 이상자는 1만4076명이었다. 전체 연령별 비중으로 볼때 약 35%로, 역대 최고다. 60대 혐의자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11.2%에 달했다. 50대 보험사기 혐의자의 최근 3년간 비중을 보면 2011년 29.3% 2012년 30%, 2013년 32.8%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0대들도 매년 500~700명 가량이 보험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20대도 전체의 20%에 육박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구조조정 등 여파로 50대 이상자의 생활고가 가중되면서 생계형 보험범죄가 늘고 있다”며 “범죄 인식이 약한 10대들도 유흥비 마련을 위한 보험사기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무엇보다도 보험사기가 중대한 범죄란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큰 문제”라며 “처벌기준과 대국민 홍보 강화 등 사기예방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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