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수입차 업계에 희소성 바람이 불고 있다. 초창기 해외 브랜드로 차별화를 꾀했던 운전자들이 수입차가 대중화되자 희소성을 찾아 최고급 럭셔리카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 고가 자동차 업체는 지난해 수입차 평균 판매 증가율인 25.5%를 큰 폭으로 상회하면서 급팽창했다.

이탈리아 고가 자동차 업체인 마세라티는 정확한 판매 대수를 공표하지는 않았으나 작년 국내 시장 판매량이 2013년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에 총 120대를 판매한 마세라티는 작년에는 600대 안팎의 자동차를 국내 시장에서 팔아치운 것으로 관측된다. 

마세라티 기블리 S Q4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셰는 작년 국내에서 전년보다 25.8% 늘어난 2568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지난해에는 마칸 등 1억원대 미만의 비교적 저렴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성장세를 이끌었다면, 올해는1억∼2억원대의 정통 스포츠카 911 시리즈나 파나메라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포르셰 코리아측은 기대하고 있다.

영국 고급 세단 벤틀리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역대 최다인 총 322대를 판매해 전년(164대)대비 96.3% 판매량을 늘렸다. 2억원대 중반부터 시작하는 4도어 세단플라잉스퍼 라인업이 총 판매의 60%를 책임지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끌었다.

벤틀리 모

포르셰 911 카레라 GTS

터스 코리아는 여세를 몰아 3억8000만원대의 한정판 퍼포먼스 차량인 벤틀리 컨티넨탈 GT3-R을 6대 들여오고, 4억7000만원대의 플래그십(최고급) 모델 뮬산의 고성능차인 뮬산 스피드를 출시하는 등 올해 라인업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럭셔리 세단 롤스로이스도 작년 4억1000만원의 엔트리 모델 고스트를 앞세워 총45대를 판매, 50.0%의 성장세를 보였다.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 브랜드인 캐딜락은 전년보다 67.7% 늘어난 503대, 럭셔리 SUV 브랜드인 랜드로버 역시 50.7% 증가한 4675대를 각각 판매하며 시장 평균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한편, 그동안 병행 수입을 통해 국내에 들어오던 영국 호화 스포츠카 애스턴 마틴, 맥라렌 등도 기흥인터내셔널을 정식 수입업체로 지정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처럼 고가 자동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작년 수입차 총 등록대수가 100만대를 넘어서는 등 수입차 대중화 시대가 도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예전에는 수입차 고객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통해 남들과 다르다는 심리적 만족감을 충족했으나 이제 이들 3사의 국내 판매량이 한 해 10만대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아무나 다 타는 수입차가 아닌, 희소성을 원하는 사람들이 럭셔리 브랜드로 이동하며 고가차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국내에서는 BMW 4만174대, 메르세데스-벤츠 3만5213대, 아우디는 2만7647대가 팔리는 등 독일 3대 프리미엄 자동차업체의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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