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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핀테크기업 374개, 한국은 ‘0’…“해외기업에 종속 우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최근 핀테크 관련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관련 산업 경쟁력이 중장기적으로 제고되지 않을 경우, 국내 핀테크 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김종현 연구위원은 27일 KT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에 게재한 ‘핀테크의 핵심이슈와 국내외 시장현황과 전망’ 세미나 자료에서 “국내에서는 대형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송금ㆍ지급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나 해외와 같은 핀테크 기업들의 서비스 상용화 실적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며 “국내 핀테크 산업의 경쟁력이 중장기적으로 제고되지 않을 경우, 국내 관련 산업과 시장이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금융시장의 진입장벽으로 인해 해외 핀테크 기업들이 국내 금융기관과 업무제휴를 통해 우회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핀테크 산업의 현황

김 연구위원이 인용한 글로벌 벤처기업 소개사이트 벤처 스캔너(Venture Scanner)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엔 핀테크 기업이 374개나 있으나 한국은 단 한 곳도 없다. 영국이 57개이며 같은 아시아권에서도 싱가폴이 15개, 중국이 10개, 일본이 4개다.

국내의 부진한 상황과 달리 글로벌 핀테크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 액센츄어(Accenture)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금액은 2008년 9억 2천만달러에서 2013년 29억 7천만달러로 5년새 3배 이상 성장했으며, 특히 금융데이터분석과 소프트웨어 부문의 투자비중이 증가했다.

이처럼 최근 핀테크 산업이 주목 받는 이유는 모바일 트래픽이 급증함과 동시에 모바일 채널을 통한 금융거래가 늘어나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김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시스코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트래픽량은 2013년 1.5 EB(엑사바이트)에서 오는 2018년엔 10배가 넘는 15.9EB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2013년 2354억달러에서 2017년엔 721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가트너는 예측했다.

▶해외 기업ㆍ금융기관의 핀테크 산업 전략

김 연구위원은 해외 기업 및 금융기관의 핀테크 산업 전략을 3가지로 구분했다. 먼저 구글, 애플,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페이스북 등 글로벌 ICT 기업들의 전략이다. 이들은 자사 사이트 결제 수요 또는 모바일 네트워크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의 송금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비해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 기업들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로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스트라이프(Stripe.com), 어펌(Affirm.com), 빌가드(Billguard.com), 온덱(OnDeck.com) 등이 대표적이다.

선진 글로벌 은행들도 핀테크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미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스페인의 산탄데르와 BBVA, 영국의 HSBC와 바클레이스, 스위스의 UBS, 미국의 웰스 파고와 시티 등 은행들은 핀테크 기업 육성을 위한 수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거나 유망 핀테크 업체에 대한 수만~수십만 달러 수준의 개별ㆍ직접 투자를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해외 핀테크 기업의 국내 우회 진출

국내의 경우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다음카카오, 삼성 전자 등 대형 ICT 기업들이 송금·지급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나, 해외와 같은 핀테크 기업들의 서비스 상용화 실적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고 김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진입장벽으로 인해 해외 핀테크 기업들은 국내 금융기관과 업무제휴를 통해 우회 진출 시도하고 있다. 우리금융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페이팔(PayPal)은 하나은행과 지난 2013년 제휴를 맺고 한국인 대상 해외 소액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는 하나은행 및 이니시스, 롯데면세점과 제휴를 맺고 한국 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중국인의 위안화 직접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중국의 또 다른 기업인 텐센트는 다날, 신세계 면세점과 제휴를 맺었다.

▶핀테크의 개념과 사업 영역

핀테크는 파이낸스와 테크놀로지의 합성어로 ICT기술과 융합된 금융서비스를 뜻한다. 김 연구위원은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구조ㆍ제공방식ㆍ기법 면에서 새로운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핀테크 산업 영역을 송금ㆍ결제, 금융데이터 분석, 금융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4가지로 구분했다.

이에 따르면 핀테크 사업 분야 중 송금ㆍ결제 부문은 이용이 간편하면서도 수수료가 저렴한 지급결제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것을 뜻한다. 금융데이터 분석은 개인 또는 기업 고객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영역이다. 금융 소프트웨어는 더 진화된 스마트기술을 활용해 기존 방식보다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금융업무 및 서비스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부문이다. 플랫폼은 전 세계 기업과 고객들이 금융기관의 개입 없이 자유롭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다양한 거래기반을 이른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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