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ECB에 웃고 그리스에 울고?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유렵중앙은행(ECB)의 자산매입 확대 발표에 반짝 웃었던 국내 증시에 그리스발(發) 악재가 덮쳐왔다. 그리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것이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를 미루라’는 조언도 나온다. ECB 훈풍의 ‘유효기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그리스 총선 결과(개표 70% 진행) 시리자는 36.01%를 득표해 149석을 손에 넣게 됐다. 여당인 신민주당(28.14%ㆍ77석)을 한참 앞선 것이다. 투표가 끝난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도 시리자는 35.5~39.5%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제 관건은 앞으로 구성될 단독정부 또는 연립정부가 어떤 금융정책을 펴느냐다.

시리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총선 승리 수락연설에서 “그리스는 5년간 치욕과 고통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며 “오늘 트로이카는 과거의 것이 됐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채권단 트로이카(IMFㆍEUㆍECB)와의 과거 이행조건을 파기하고 재협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리자의 1차 관건은 바로 다음달로 다가온 43억유로(약 5조2430억원)의 단기 국채 상환이다. 최악의 경우 그리스가 다음달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할 것이란 우려도 단기 국채 상환 문제가 핵심이다. 앞서 그리스 정부는 이달 초 ‘단기 국채 상환을 위한 외화가 충분치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렉시트’ 못지 않은 파장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각) ECB의 양적완화(QE) 발표는 한국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며 지난 23일 코스피 지수를 1900선 중반 대까지 끌어올리는 힘을 발휘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국채 매입 규모 덕이 컸다. 문제는 앞으로다. ECB 훈풍과 그리스 악재, 두 요인 가운데 어느 것의 위력이 더 크냐가 핵심이다.

증권업계에선 ‘우려’ 담긴 전망들이 쏟아졌다. 신한 FX데일리는 “ECB의 자산 매입 확대 발표와 전일 그리스 총선 관련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유로화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IBK투자증권은 “ECB의 양적 완화정책은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사안이나 현재 QE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기대감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아예 ‘투자를 늦추라’는 조언도 나온다. 백윤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총선 이후 연정 구성이 완료되고, 트로이카와의 구제금융 지원 협상에 대한 윤곽이 나온 이후 주식비중을 확대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은행들이 ECB로부터 430억 유로(GDP의 20%)를 차입하고 있어 시리자가 집권하더라도 트로이카를 압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부채탕감’을 요구하는 시리자의 압박이 협상카드로써 효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ho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