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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정은, 4월 '반둥회의'서 정상외교 데뷔 가능성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으로 러시아에서 5월 개최되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김정은의 국제 외교무대 데뷔가 이보다 앞선 4월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정부 안에서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일명 ‘반둥회의’로 불리는 아시아ㆍ아프리카 정상 회의를 여는 데 여기에 북한 김정은도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반둥회의 개최 60주년을 기념해 4월 22∼23일 자카르타에서 아시아ㆍ아프리카 정상 회의를 개최하고 같은 달 24일에는 반둥에서 6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인도네시아는 남북한을 포함해 관련 국가에 이런 일정을 알렸으며 조만간 공식 초청장을 발송할 것으로 전해졌다.

1955년 4월18∼24일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처음 열린 아시아ㆍ아프리카 회의는 이른바 비동맹운동(NAM)의 시발점으로 통한다. 미국과 소련에서 탈피, 자주적인 노선을 추구할 것을 결의한 이 회의를 계기로 비동맹 노선을 걷는 제3세계가 본격적으로 형성됐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이 반둥회의에 대해 김일성은 1956년 “제국주의자들에게 커다란 타격을 줬다”고 말하는 등 북한은 반둥회의를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도 비동맹 외교를 주요한 외교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회의의 이런 성격 때문에 김정은이 이번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정상 외교 데뷔 무대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부 안에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러시아 자체 행사인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보다 북한의주요 외교 무대인 비동맹 관련 회의가 외교적으로 더 의미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 회의에는 과거에 김일성ㆍ김정일이 간 적이 있다는 점도 김정은의 참석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김일성은 1965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반둥회의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으며 이 계기에 ‘조선에서의 사회주의 건설과 남조선 혁명에 대하여’를 제목으로 현지에서 연설을 했다. 이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수행했다.

정부 소식통은 25일 “‘김일성 따라 하기’를 하는 김정은 입장에서 반둥회의는 주목할 만한 외교 일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를 첫 방문지로 선택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 중 어디를 먼저 방문할지를 김정은 입장에서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다.

중국은 반둥회의 창설 멤버로 2005년에 인도네시아에서 반둥회의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아시아ㆍ아프리카 정상회의 때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했다.

북한 김정은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번에 모두 참석하면 김정은은 5월 러시아 방문에 앞서 중국과 양자 정상회담을 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의 참석 대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2005년의 경우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가 북한 대표로 온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나 남북 당국자 회담 재개 문제와 6자회담 등 주요 현안에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정상의 참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여러 상황을 보고 결정할 문제로 현재까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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