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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에 美·中·유럽發‘먹구름’몰려온다
中 증시 급락…9년來 최대 낙폭
美 연내 금리인상도 대형 악재
러 루블화 폭락도 일파만파



사방을 둘러봐도 ‘구원병’이 없는 형국이다. 한국 증시를 가리켜 하는 말이다. 연이은 유럽발 악재에, 전날 중국 증시의 급락 소식에,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 등 어느 것도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게 없는 소재들이다. 2015년 증시에 대해 내놨던 증권사들의 ‘상저하고’ 전망도 쉽지만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거래일보다 7.52%(253.93포인트) 내린 3122.56으로 마감했다. 중국 당국이 증권사들에 대한 신용거래 제재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2008년 6월10일 지수가 7.73% 떨어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당국의 직접적인 제재를 받은 증권사들의 주가는 가격제한폭(-10%)까지 급락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단발성 악재란 평가도 나온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7년 5월 중국의 거래세 인상 이슈처럼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아니다.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큰 문제는 오는 6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에 중국 상해A주 일부가 편입될 경우 한국으로부터 중국으로의 자금 유출이 심각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중국 업체들은 오는 6월 MSCI 지수 편입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MSCI는 커버리지 확대를 위해 지수편입조건을 완화한 상태여서, 편입 종목이 당초 예상치보다 높아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한국 증시에서 중국 증시로 자금 이탈이 가속화 될 우려가 크다.

증권사별로 예상하는 이탈 자금 규모는 다르다. 김영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적게는 1조1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중국 증시로 옮겨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내에서의 중국 비중이 27.7%(현재 18.9%)으로 늘어나면서 6조원 가량의 외국인 매도가 국내 증시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역시 관건은 MSCI 지수에 포함될 중국 주식의 폭과 범위다. MSCI에 중국 주식이 100% 편입될 경우 신흥지수 내 한국 투자비중이 14.2%로 떨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치도 나와 있는 상태다.

기정사실화 돼 있는 미국 연방준비이사회(연준)의 금리인상도 대형 악재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벌어지면 해당 미국으로의 자금 유출이 심각할 것이란 우려다. 문제는 시기와 폭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6~7월 정도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번 인상은 철저하게 경기 개선 속도에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가 클 경우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등’도 켜져있는 상태다. 로메인 듀발 IMF 아시아ㆍ태평양 지역경제팀장은 지난해 10월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시장금리가 급등할 경우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0.98%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같은 우려에 대해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본 유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일 터지는 ‘유럽발 악재’도 한국 증시를 내리 누른다. 지난주 스위스중앙은행(SNB)이 최저환율제를 폐지하면서 터진 ‘환율쇼크’ 후폭풍은 일단 22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기대감으로 상쇄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은 0.2% 오르면서 지난 2008년 1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와 러시아 루블화 가치폭락 등은 여전히 진행형인 한국 증시의 ‘먹구름’으로 관측된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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