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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점에만 가면 ‘햄릿’이 되는 당신…‘큐레이션 북’ 어때요
홍수처럼 쏟아지는 각 분야 서적들
뭘 읽어야할지 망설이는 독자들 위해
콘텐츠 선별해 편집매장처럼 제공

소설 23편 한권에 담은 ‘읽어가겠다’
주인공들 한자리에 빙 둘러앉힌듯



김난도 교수는 2015년 트렌드 중 첫번째로 결정을 하지 못하는 ‘햄릿증후군’을 꼽았다. 선택 과잉의 시대에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끊임없이 망설이기만 하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꿴 것이다, 이런 결정장애족들을 도와주는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가 출판계에도 올해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뭘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해 작가들이 가치 있는 콘텐츠를 선별해 편집 매장처럼 구성해 제공하는 일명, ‘큐레이션 북’이다. 

쏟아져 나오는 책 가운데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전문가들이 선별해 골라주는 책들은 입문하기에 부담
이 없다. 적당한 깊이와 감성적인 해설이 곁들여지면 금상첨화. 저자의 감각적인 눈으로 골라 꾸민 편집숍 같은 책이 서
점가를 장식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 각박한 현실에서 독자들이 필요로하는 만큼의 정보와 지혜를 ‘얕게’ 소개하는 책이다. 한 권만 읽어도 여러 권의 책을 읽은 것 같은 느낌,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하지 않아도 엑기스를 마신 기분, 마음의 울림과 교양을 한번에 잡을 수 있는 ‘큐레이션 북’을 예스24와 함께 찾아봤다.


▶읽어가겠다:우리가 젊음이라 부르는 책들(김탁환 지음, 다산책방 펴냄)=40권 이상의 장편소설을 펴낸 이야기꾼 소설가 김탁환이 SBS러브FM ‘책하고 놀자’에서 소개한 150여권의 책에서 스물세 편의 소설을 골라 소개한 책. 작가는 “스물세 편의 소설이 젊음과 동의어”로 보였다. 인생에서 슬프거나 즐거울 때, 사랑하고 이별할 때 펼쳤을 소설들이다. “그 책을 품었던 순간“을 작가는 ”스물세 명의 친구“를 소개하듯 읽어간다. ”즐겁고도 아득한 수다를 위해 친구들을 초청하듯, 주인공들을 불러모아 책 한 권에 둘러앉힌 꼴“이라는 것. 작가는 이 소설들을 네 번씩은 읽었고, 주인공들의 삶을 그만큼 곱씹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독자들도 작가가 들려주는 얘기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소설로 떠나는 영성순례:이어령의 첫번째 영성문학 강의(이어령 지음, 포이에마 펴냄)=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부터 릴케의 ’말테의 수기‘, 앙드레 지드의 ’탕자, 돌아오다‘,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까지, 시간을 뛰어넘어 사랑받고 있는 소설 5편을 노학자의 특별한 감수성으로 만날 수 있다.

▶도서관 옆 철학카페:세네카부터 알랭 드 보통까지, 삶을 바꾸는 철학의 지혜(안광복 지음, 어크로스 펴냄)= 현실이 고달플 때 사람들은 정작 답을 찾기보다 위로받기를 원한다. 겹겹이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대신 달콤한 초콜릿으로 기분만 달래듯이, 위로는 불안을 잠시 잊을 수 있지만 직접적인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삶을 바꾸는 건 토닥임이 아니라 쓰디쓴 일갈이다. 이 책은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사색의 공간을 제공한다. 세네카부터 알랭 드 보통까지 걸출한 사상가들의 저작을 통해 일상에서 부딪히는 문제에 정면으로 맞선다. ‘소크라테스 대화법’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철학자이자 10여권의 철학 교양서를 출간한 대표적 인문저자인 안광복은 공들여 뽑은 35권의 책에서 삶의 불안과 고민을 덜어낼 창조적인 해법을 찾아낸다. 따끔하면서도 섬세하게 이어지는 사유를 따라가다보면 배에 힘이 생긴다.

▶생각의 해부:위대한 석학 22인이 말하는 심리, 의사결정, 문제해결, 예측의 신과학(대니얼 카너먼 지음, 강주헌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지식공유모임 엣지재단의 쟁쟁한 석학들의 지적성과물을 존 브록만이 주요 테마별로 편집한 시리즈다. 행동경제학을 창시한 대니얼 카너먼, 월가의 현자 나심 탈레브, 하버드대 심리학교수 대니얼 길버트, 뇌과학계의 ‘마르코 폴로’로 불리는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등 석학 22인이 ‘생각’에 관한 미래의 청사진을 조망해 준다. 대니얼 카너먼, 나심 탈레브, 대니얼 길버트는 우리의 판단이 어긋나거나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정희진처럼 읽기: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정희진 지음, 교양인 펴냄)=어떻게 글을 읽을 것인가에 관한 정희진식 방법론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책과 독서에 관한 생각을 펼친 ‘프롤로그’,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자 자신과 자기 세대의 독서 이력을 진솔하게 그린 ‘좁은 편력’, 독후감 쓰는 법을 말하는 ‘에필로그’는 정희진처럼 읽기의 바탕을 보여준다. 이 책은 독서란 각종 관습과 규범에 대한 도전이며 자기만의 고유한 인식을 확장해 가는 행위임을 깨닫게 해준다.

▶끌리는 컨셉의 법칙: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17(김근배 지음, 중앙북스 펴냄)=김근배 숭실대 경영학 교수가 SERI CEO에서 인기리에 진행한 ‘끌리는 컨셉의 법칙’을 국내외 마케팅 사례를 수집하고 한국 기업의 성공과 실패담을 취합해 한권으로 펴냈다. 저자는 성공하는 컨셉 개발의 비밀을 17가지 법칙으로 정리해 법칙마다 성공사례와 실패사례의 원인을 밝힝으로써 그 속에 숨은 소비자의 욕망을 분석했다, 각 챕터에 함께 수록된 17개의 컨셉 카페는 동서양의 철학을 바탕으로 컨셉에 얽힌 구조를 심도있게 파헤쳤다.

▶책 대 책:코스모스에서 뉴런 네트워크까지 13편의 사이언스 북 토크(고중숙 등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책과 책, 과학과 상상력, 인물과 인물을 충돌시키며 이론과 이론을 경합케 함으로써 우주의 새로운 통찰과 깨달음을 발견하게 한다. 주제별로 두권의 책을 골라 전문가 또는 작가가 비교 서평을 쓰고 서평자들이 북 토크를 진행했다. SF작가 배명훈, 김창규, 김범준, 홍승우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쌍을 이룬 두 권의 책을 사이에 두고 식견을 펼치며 북토크를 전개해 나간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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