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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 교통사고 빈번…“장애물 걷어내 사각지대 줄여야”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지난달 초 경기 분당의 한 아파트에 사는 회사원 성모(37) 씨는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초등학생이 지하주차장에서 갑자기 달려나와 부딪히기 직전에 간신히 급정거를 했기 때문이다.

성 씨는 “주차장에 들어서며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진 순간 학생이 튀어나와 겨우 차를 멈췄다”며 “집에 다 와서 사고가 날 거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주차하는 순간까지 안심할 수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어린이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도로는 도로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아 경찰의 단속과 사고 분석이 이뤄지지 않는 데다, 아이들이 아파트 단지 안에서 놀이를 즐기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A(9) 군이 아파트 입주민이 몰던 승용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운전자가 미처 어린이를 발견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에는 부산의 한 아파트 주차타워 안에서 운전자 부주의로 5살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히 오르막길이 끝나는 순간 운전자의 전방 시야가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키가 작은 어린이는 운전자 눈에 잘 띄지 않는다”며 “잠깐 부주의하는 순간 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이 지난 2012년부터 전국 50여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아파트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은 고속주행(21.2%), 단지 내 장애물 등으로 인한 운전자 시야확보 불량(14%), 보도 및 횡단보도 미설치(13.8%)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 관계자는 “최근 야외활동을 할 다른 장소가 없는 아이들이 아파트 단지에서 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고도 이에 비례해 늘어나는 추세”라며 “아파트 안에서는 속도를 내지 말고 아파트 측에선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곳곳의 장애물을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우리나라 어린이 인구 10만명당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0.7명으로 일본(0.3명), 프랑스(0.2명), 이탈리아(0.1명) 등에 비해 최소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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