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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금융 대예측] 새해에도 팍팍한 은행,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올해도 은행권의 영업 환경이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이자수익의 감소가 예상되는데다 내수경기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여기에 ‘핀테크’(FinTechㆍ금융과 기술의 합성어)로 무장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은행의 고유 영역을 파고 들고 있다. 금융회사가 아닌 다른 업종 간 경쟁인 것이다.

그렇다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내수 부양책으로 대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규제 환경 역시 다소 완화되고 있다.

▶수익성ㆍ건전성 지속적 부담=올해 은행권의 영업 전망을 보면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각 은행이 올해 직면할 위기와 기회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실적의 향방이 판가름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은행권의 위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기준금리 인하 여부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 중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약 금리 추가 인하가 현실화된다면 은행의 수익성을 대표하는 NIM(순이자마진)은 평균 1.7%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 은행권 NIM은 평균 0.02~0.03%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 역시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우선 핀테크 열풍으로 IT기업들이 금융시장을 넘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지갑 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는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수가 50만명을 넘어섰다. 은행 입장에서는 뱅크월렛카카오 같은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고객들이 은행을 찾지 않아 장기적으로 자금중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핀테크 육성을 올해 정책 과제로 내세우는가 하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계좌이동제나 은행과 증권 간 점포 구분을 없애는 복합점포 등 새로운 제도 도입은 경쟁을 보다 치열하게 할 전망이다. 당국은 내년부터 고객이 은행 주거래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좌에 연결된 공과금이나 급여 이체 등을 별도로 신청할 필요 없는 계좌이동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따라서 고객들이 지금보다 쉽게 은행을 갈아탈 수 있어 은행들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고 올해부터 차별화된 서비스나 금리를 제공하는 등 사전 정지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은행의 자산 건전성은 일부 가계와 기업의 부실 가능성이 잔존하고 있어, 건전성 개선은 제한될 전망이다.

▶기회도 공존=정부의 내수 부양책이 기회의 요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출이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내수 진작에 올인하고 있는데다 통화당국도 완화적 통화기조를 이어간다고 밝힌 만큼 올해도 대대적인 내수 부양책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출증가율은 작년보다 다소 높은 7%대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금리 인하로 인한 NIM의 감소분을 대출의 양적 성장이 메워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계대출은 지난해 7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고 9ㆍ1 부동산대책이 나온 데 따라 올해도 주택담보대출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제2금융권에서 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수요가 늘고, 기준금리 인하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금융업 경쟁력 강화 정책에 따라 규제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점도 긍정적이다.


금융당국은 우선 예대율(총예금에 대한 총대출 비율) 산정 대상에서 정책자금 대출을 빼는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당국은 예금액보다 대출액이 많아지지 않도록 시중은행의 예대율을 100% 이내로 관리하고 있는데, 이제는 온렌딩(간접 대출)이나 새희망홀씨 등 정책 대출이 예대율 산정에서 빠져 그만큼 대출 여력이 늘어나게 됐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발행되기 시작한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발행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코본드는 바젤Ⅲ 시행으로 재무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 기본자본으로 인정받는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내수 부양책이 성공하면 은행의 대손비용과 시중금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라며 “은행의 투자 매력도 내수 회복 여부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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