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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란치스코, “교황청 조직, 영적치매ㆍ정신분열ㆍ영혼경화증 앓는 중환자”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영적 치매와 실존적 정신분열, 신비주의, 은둔주의 등 교황청에서 우리는 중병에 마주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바티칸 연례 행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의 관료들을 향해 날선 비판의 메시지를 던졌다. 교황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바티칸 라디오의 소식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2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 클레멘타인 홀에서 심의회와 평의회, 법원, 사무처, 위원회 등 교황청 내 기관에서 근무하는 추기경, 주교, 사제 등과 크리스마스를 앞둔 연례 모임을 갖고 연설을 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로마 교황청을 전세계 교회의 작은 모델이자 하나의 ‘몸’(신체)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다”며 “하나의 육체로서 로마 교황청은 더욱 생동하며 더욱 건강하고 더욱 조화로우며 그리스도와 교회 안에서 하나되기를 매일의 삶 속에서 진지하게 추구하는 존재”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몸에 대한 비유를 이어가며 ‘영적 치매’와 ‘실존적 정신분열증’ ‘정신경화’ 등 로마 교황청이 마주한 중한 질병들을 나열했다. 크리스마스의 ‘덕담’을 들을 것으로 예상하고 행사에 참석한 바티칸의 성직자들을 앞에 앉히고 그들을 향해 혹독한 쓴 소리를 던진 것이다. 중병으로 비유한 교황청 비판은 바티칸 내 만연한 관료주의를 향했다. 

교황은 첫째로 “(바티칸의 관료들은) 일상의 의무적인 절제를 게을리하면서 스스로를 영생과 불멸의 존재,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병에 걸려 있다”며 “자기 비판과 자기 갱신, 자기 혁신이 없는 교황청은 병든 육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휴식을 소홀히 하는 과도한 근면성의 병’ ‘정신과 영혼의 경화증’‘과잉된 계획ㆍ기능주의의 병’ ‘협조와 조화의 결핍증’ 등도 지적했다.

교황은 또 “구원의 역사와 신을 영접한 개인의 역사, 첫 사랑의 경험 등을 잊어가고 있다”며 이를 “영적 치매나 건망증”이라고 명명했으며 바티칸 관리들의 위선적인 이중생활과 권력에 대한 탐욕을 “실존적인 정신분열증”이라고 했다. 

한편, BBC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력에 굶주린 일부 교황청 인사들은 아주 냉담해 형제애를 해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모든 권력이 로마로 집중된 교황청의 권력 일부를 전 세계 가톨릭 주교들에게 나눠줌으로써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이 직접 작성한 참고자료와 성경을 인용하면서 교황청의 15개 질병에 대해 연설하는 동안 크리스마스 축하 인사를 기대했던 교황청 관리들은 심각한 얼굴이었으며 연설이 끝난 다음에도 아주 어색하게 박수를 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suk@heraldcorp.com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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