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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이 아이폰6 16GB를 내놓은 이유는..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애플은 왜 턱도 없이 부족한 16GB 용량의 아이폰6를 내놨을까. 누구나 이런 의문을 품을 수 있지만, 실제 애플이 내년에만 16GB 출시로 인해 30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외신들은 22일(현지시간) 어보브 아발론의 닐 사이바트 분석을 인용해 현재 199달러(24개월 약정시)인 16GB 아이폰6를 내년에 그대로 판매할 경우 부품값의 하락으로 제조단가가 절약되고, 이를 통해 30억 달러를 더 벌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이 내년에 기본 모델을 16GB에서 32GB로 상향하면 스토리지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평균판매가격(ASPㆍAverage Selling Price)도 이전보다 더 높아질 전망이다. 부품값의 하락세를 고려하면 애플이 32GB 모델 출시로 얻는 이득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내놓은 모델별 스토리지를 고려하면 이해가 빠르다. 애플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기본 스토리지를 16GB로 출시했지만, 32GB는 없애고 64GB로 상향시켰다. 최고 사양엔 128GB라는 거대한 용량까지 선보였다.

우선 16GB를 구매한 사용자들은 당연히 용량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에 첫번 째 전략이 있다. 클라우드의 활용성과 유료고객 선점이다. 동영상과 음악 등 스트리밍 시대라고 하지만, 반대로 스토리지 용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오프라인 콘텐츠를 즐길 수 없다는 이야기다. 사용자들은 어쩔 수 없이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등 유료용량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는 어쩔 수 없는 상향모델의 선택이다. 32GB가 사라지면서 선택의 폭이 대폭 좁아진 셈이다. 16GB의 작은 용량이 불만족스럽다면 64GB를 선택해야 한다. 애플의 이 전략으로 낚인(?) 소비자들은 100달러를 더 지불해야 했다. 32GB도 적당한데 울며 겨자먹기로 필요치 않은 용량을 선택해야 했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코웃음 칠 부분이지만, 실제 스토리지를 빈 공간으로 허비하는 유저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운영체제 iOS8의 용량은 전보다 늘어났다. 16GB 제품을 사용한다면 다른 콘텐츠를 넣기도 힘들 정도다. iOS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면 사용자들은 기기변경을 하려 들 수도 있다. 애플은 이 점까지 고려했다. 16GB 구매자들을 64GB를 사기 위해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것은 스토리지 조정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용량의 경험은 더욱 큰 모델의 구입을 유도하며, 구매를 위한 중복 지불은 애플의 수익을 더욱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애플 제품에 대한 호평을 이어오던 유명 블로거 존 그루버는 “애플이 16GB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것은 노골적인 형벌”이라고 밝혔다. 콘텐츠의 용량이 커지는 시대를 역행하면서 사용자들의 잘못된 선택을 역으로 이용하는 애플의 마케팅 전략을 꼬집은 지적이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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