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술자리에서 뜨거운 어묵 국물을 일부러 엎질러 옆에 앉은 사람에게 화상을 입힌 2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여성은 고의로 국물을 엎지른 게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8단독(유재광 판사)은 폭행치상 혐의로 기소된 A(23ㆍ여) 씨에 대해 징역 6월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우연히 처음 만난 B(25) 씨와 합석하게 됐다. 함께 술을 마시며 장난을 치다 갑자기 B 씨가 기분이 상해 “계산은 우리가 할테니 꺼져라”는 등의 말을 했다. 이에 A 씨는 화가 났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면서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뜨거운 국물이 든 어묵탕 냄비를 B 씨 쪽으로 밀쳤다.

뜨거운 국물을 뒤집어쓰게 된 B 씨는 목부터 무릎 위까지 2도 열탕 화상을 입고 6주간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B 씨는 피부 이식 수술 등 치료를 받았지만, 흉터가 평생 남고 계속 보습제를 발라야 할 정도로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다는 진단을 받았다.

폭행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는 당시 룸 형태로 돼 있는 공간의 안쪽 자리에 앉아있다 방을 나가면서 메고 있던 가방이 냄비에 부딪히는 바람에 어묵탕이 엎질러졌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 판사는 “입구 쪽에 앉아있던 일행은 어묵 국물을 거의 맞지 않은 반면 안쪽 자리에 앉아 있던 피해자는 상당히 넓은 부위에 화상을 입었고, 피해자가 화상을 입었음에도 피고인은 돌아보지도 않고 주점을 나가려고 했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고의로 어묵탕을 피해자 쪽으로 밀어 넘어뜨렸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또 “피해자에게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 등 피해 정도가 매우 무거운데도 피고인이 과실에 의한 것이라며 부인하고 있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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