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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파 월화수목 예능을 살리는 방안은 없을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지상파 예능 PD들의 고민중 하나는 월화수목 예능이다. ‘룸메이트’는 주말에서 화요일로 요일을 옮기자 시청률이 3.0%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상파의 다른 주중 예능도 사정이 별로 좋지 않다. 주말 예능은 참신한 기획을 하고 심혈을 기울이면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지만, 월~목 예능은 해답이 안보인다는 것이다. 최근 예능PD들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갔다.

“그 많은 시청자들이 다 어디 갔냐? 이제 지상파 예능 시청률 10~20% 시대는 갔다. 스타MC에 의존하는 시대도 갔다. 결국은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것, 의미가 있는 것, 화제, 이슈가 되는 것을 내놔야 한다.”

지상파 예능 제작진은 자신들이 지녔던 강점을 살리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보편적 시청자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지상파의 특성으로 인해 과거 시도했던 방식으로 돌아가려는 경향은 피해야 한다. 그러면 구태의연해진다. 새로운 것을 보여주면서도 보편적인 콘텐츠를 만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토크 버라이어티 예능을 만들다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나왔지만, 이후에는 지상파가 킬러 콘텐츠를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 리얼리티, 관찰예능의 시대에는 지상파가 갈 길을 못찾는 사이 케이블 채널에서 할배, 누나, 일반인 등으로 먼저 치고 나갔다.

지금과 같은 예능 생태계에서 지상파 월화수목 예능이 스케일을 키우기는 어렵다. 잔 펀치를 날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잔 펀치만으로는 안된다. 블록버스터도 하나쯤 있어야 한다.

케이블 채널도 잔 펀치만으로 콘텐츠의 인지도가 올라간 것은 아니다. ‘슈퍼스타K’ ‘히든싱어’ 같은 큰 기획물을 하나 히트시켜야 한다. 그래서 지상파에서도 의미있는 큰 프로젝트 예능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 오히려 가끔 그런 큰 기획물이 ‘무한도전‘의 한 코너로 마련되는 경우가있다는 게 아이러니다.

KBS 교양 프로그램도 ‘30분 다큐’, ‘인간극장‘ 같은 작은 것을 꾸준히 제작하면서 ‘차마고도’, ‘누들로드‘ 같은 대작다큐가 만들어져 강한 다큐 이미지가 형성된다. 잔 펀치 예능만 날리면 이미지가약해진다.

같은 콘텐츠라도 케이블채널에 담기 어울리는 콘텐츠, 즉 ‘케이블 라이크‘한 게 있다. 과거에는 이게 단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케이블채널에 보편성이 가미되면서 이제 취향에 따른 시청층이 생겼다. 예능이 아닌 드라마지만 ‘미생‘은 그런 움직임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제 지상파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한다. 케이블 제작진은 콘텐츠의 제작 노하우가 생기자 ‘트로트X’ ‘댄싱9‘ 등으로 계속 실험을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지상파 월화수목 예능은 ‘지상파라이크’한 것이 부족하다. 오히려 이 점에서의 주도권은 케이블이 쥐고 있는 듯하다. 지상파는 빨리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 잃었던 자신감은 예능PD들이 먼저 찾아야 한다.

스타 예능인을 섭외해야 한다고 한 게 불과 1~2년전의 일이었다. 유재석과 강호동을 어떻게 잡는냐가 향방을 가늠했다. 이제 스타파워는 줄고 콘텐츠가 중심이다. 빅스타가 나와도 콘텐츠가 재미없으면 아무 소용없다는 게 증명됐다.

어떻게 만드느냐, 즉 콘텐츠가 중요해진 시대에, 이 키는 쥐고 있는 사람은 예능PD다. 나영석PD콘텐츠의 잇딴 성공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CJ E&M 소속의 나 PD는 예능 감각이 별로 없는 택연과 김영철, 고정이나 게스트나 모두 멋있는 인물로 보여지게 하는 마법사다. 관찰예능의 시대에 연예대상을 관찰 당하는 사람에게만 주는 것도 뭔가 어색하다. 관찰하는 사람, 관찰을 통해 뽑아내는(편집하는) 사람, 관찰을 만드는 사람이 주인공이지, 관찰카메라로 관찰 당하는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다. 지상파 예능 PD들에게 “좀 더 분발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 끄집어낸 이야기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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