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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불후의명곡’은 ‘가요대축제’에서 힌트 얻었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KBS2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는 2011년 6월 4일 첫방송됐으니 3년 6개월이 지났다. 이 프로그램은 기획, 준비기간이 2개월도 되지 않았다. 경쟁사인 ‘나는 가수다‘를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미션이 담당 PD에게 떨어졌다. 특명을 받은 KBS 권재영 예능PD는 이 짧은 시간에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했다.

권 PD는 월간 방송작가 12월호에 ‘불후의 명곡2‘ 연출노트를 남겼다. 그는 자신이 2010년 연말 직접 연출했던 ‘가요대축제’에서 새 프로그램의 힌트를 얻었다.

“단위 프로그램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의 방송인 <가요대축제>의 당시 스페셜 무대로 준비했던 코너가 인기 아이돌 그룹의 메인보컬들이 모여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부르는 것이었다. 당시 참여했던 가수들이 2PM 준수, 2AM 창민, 비스트 요섭, 샤이니 종현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들의 가창력이었다. ‘뮤직뱅크’를 연출하던 나조차 이들이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지 처음 알게됐다. 아이돌이라는 틀에 가려서 실력을 평가절하받았던 이들도 가창력을 보여줄 수 있고 실력있는 ‘가수‘라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새 프로그램의 해답을 아이돌에서 찾았지만, 아이돌을 가수로 취급하지 않는 기성세대의 무관심을 극복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권 PD는 아이돌들이 기성세대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게 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고급스러운 트로트를 부르는 심수봉 앞에서 슈퍼주니어와 아이유가 심수봉의 노래로 경합을 벌이는 게 ‘불후’의 시작이었다.

창민, 요섭, 종현에 슈주 예성, 시스타 효린, 아이유 등이 합류했다. 허스키 보이스로 애절함을 잘 표현하는 효린은 폭풍가창력으로 ‘한국의 비욘세’라는 호칭도 얻었다. 아이돌 가수도 노래를 잘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방청석은 젊은이 뿐만 아니라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들의 열기로 가득찼다. MC 신동엽의 익살맞은 진행 멘트가 관객과 시청자들을 웃겼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아이돌 가수들의 엄청난 스케줄(해외 포함)로 인해 장기고정이 힘들었다. 한명씩 이탈하기 시작했다. 제작진은 방송 두달 만에 <젊은 보컬리스트 특집> 기획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그렇게 해서 휘성, 김태우, 케이윌, 환희, 이해리, 서인영이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자신감을 얻은 권 PD는 자원을 아이돌에서 벗어나 숨어있는 가수를 발굴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때 나온 가수가 조용필의 ‘고추잠자리‘ 하나로 찌릿 하는 전기를 만들어낸 알리였다. 비슷한 시기에 신용재도 발굴됐다고 권PD는 설명했다.

“‘불후‘는 많은 가수에게 희망을 주기 시작했다. 외모(?)에 가려 가창력을 인정받지 못했던 다비치 강민경, 뮤지컬 마니아들만 아는 임태경, 신인 답지 않은 무대 매너를 뽐냈던 에일리, 문명진, 괴물보컬 손승연의 등장까지, ‘불후’가 배출한 스타들이 ‘불후‘를 튼튼하게 지탱하고 있다.”

권 PD는 ‘불후’가 3년을 넘긴 장수프로그램이 되면서 가장 큰 문제가 ‘전설의 소진‘이라고 했다. 레전드라고 할만한 가수들은 이미 100명이나 출연했다. 제작진은 3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 PD는 첫째, 전설을 메가 히트곡이 최소 6곡은 되야 하는 가수에게 국한 시키지 말고, 노래에 접목해 해외에서 리메이크된 우리 트로트, 가을이면 떠오르는 노래, 11월에 떠난 가수들, 밀리언 셀러 특집 등을 기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전설의 개념 자체를 넓혀 송창식 양희은 심수봉 등 가요사에 전설로 남을만한 가수뿐만 아니라 ‘전설의 MC 송해’ ‘대한민국 쇼MC의 전설’ 이덕화 편 등 비(非)가수도 전설로 모신다. 세번째는 전설의 범위를 해외로 넓혀 마이클 볼튼편이 나왔다. 한국 시청자에게 향수를 느끼게 해줄 수 있다면 외국음악도 상관없다는 것.

아이디어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주류 장르 전설편까지도 확장한다고 했으니, 음악페스티벌 레전드, 군대 레전드 등도 기획될 수 있을 것 같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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