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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부동산 시장 키워드는 ‘風ㆍ極ㆍ落ㆍ淚’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매매는 침체, 분양은 활황, 전세난 심화’

현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로 기대 속에 출발했던 2014년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다.

올해도 잇단 부동산 대책에 울고 웃던 주택시장의 정상화는 물건너간 분위기다. 부침이 심했던 올해 부동산 시장을 꿰뚫는 키워드는 ‘풍’(風, 청약 광풍)ㆍ‘극’(極, 투자 양극화)ㆍ‘낙’(落, 정부 정책은 낙제점)ㆍ‘루’(淚, 무주택자의 눈물), 4자로 요약된다. 내년에도 획기적인 부동산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의 큰 흐름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사진설명:부침이 심했던 올해 부동산 시장을 꿰뚫는 키워드는 ‘풍’ㆍ‘극’ㆍ‘낙’ㆍ‘루’ 4자로 요약된다.

▶바람 풍(風):올해 부동산 시장엔 여러 ‘바람’이 불었다. 그중 으뜸은 아파트 청약 광풍이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총 33만4160가구다. 지난 2008년 조사 이후 최대치로, 지난해 보다 5만가구 이상 증가한 것. 단순히 물량만 늘어난 게 아니라, 실제 청약 열기도 뜨거웠다.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7.34대 1로 지난해 2.84대 1보다 훌쩍 뛰었다.

올해 전국 최고 경쟁률을 올린 부산 금정구 ‘래미안 장전’에는 청약통장 14만개가 쏟아졌다. 서울ㆍ수도권에선 위례신도시 ‘위례자이’가 1순위 청약자 6만3295명을 끌어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올해 분양시장에선 단독주택 같은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테라스 열풍이 거셌다. 분양단지마다 테라스하우스는 매진 행진을 이어갔고, ‘위례자이’의 테라스하우스는 한때 3억원 넘게 웃돈이 붙기도 했다.

중견사들의 돌풍도 눈에 띈다. 특히 올해 아파트를 1만5000가구 이상 공급한 호반건설이 대형사를 제치고 올해 아파트 분양물량 1위에 오르는 이변이 연출됐다.

인터넷ㆍ모바일 부동산 중개시장의 가격 파괴 ‘바람’도 빼놓을 수 없다. 요율 인하를 담은 중개보수 개편안이 중개업계의 거센 반발을 사는 동안 업계 최저 수수료를 내건 일명 ‘카톡 부동산’을 중심으로 인터넷ㆍ모바일 부동산 거래는 활기를 띠었다.

▶다할 극(極):잘 나가는 분양시장과 달리 매매시장은 다시 얼어붙어 양극화된 모습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는 11월말 현재 전년 대비 1.91% 상승했고, 아파트는 2.21% 올랐다. 국토부 집계 결과 올 들어 지난달까지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2006년 이후 8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달 이후 분위기는 꺾였다. 11월 전국 주택 매매가는 전월 대비 0.20% 움직여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다. 아파트도 0.24% 상승에 그쳤다.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전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9.1 부동산 대책의 최대 수혜주인 서울 강남 재건축은 10월말 이후 주간 기준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중이다. 분양시장에서도 청약자 ‘쏠림’이 나타났다. 수도권은 재건축, 신도시, 택지지구, 지방은 재개발ㆍ재건축, 혁신도시 등에 수요자가 몰렸다.

▶떨어질 낙(落):올 들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총 4번 발표됐다. 하지만 효과는기대와 달리 미미해 시장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2ㆍ26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은 되레 시장의 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10ㆍ30 대책 역시 전ㆍ월세 안정화를 꾀했지만 올라가는 전셋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7ㆍ24대책과 9ㆍ1대책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듯 했으나 약발이 오래가지 못했다.

장성수 주거복지연대 전문위원은 “연초 정부가 발표했던 임대소득 과세 발표가 주택 경기 회복을 가로막았고, 이후 정부의 대책에도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주택 시장이 제 모습을 찾으려면 국회에 계류중인 각종 주택시장 규제 철폐법의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고 했다.

▶눈물 루(淚):치솟는 전셋값에 무주택자들의 한숨은 깊어만 갔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 주택 전셋값은 11월까지 3.49%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에 육박, ‘깡통 전세’ 위험이 커졌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에도 전국 주택 전셋값은 3.5% 상승, 전세 세입자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분양 시장 호황을 타고 아파트 분양가도 고공행진을 지속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늘어만가는 실정이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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