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새해 통합産銀 출범…6조 M&A‘큰장’
민영화 포기 정책금융기관 컴백
대우증권 등 총7개사 매각 추진
금융자회사부터 ‘패키지딜’ 고려



통합 산업은행이 내년 1월 공식 출범하면서 민영화를 포기하고 정책금융기관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에 따라 민영화를 고려해 인수했던 금융 계열사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자전환 등으로 확보한 기업의 보유지분 등이 대거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만 6조원 이상이 돼 내년에는 산은발(發) 대규모의 인수합병(M&A)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열사 우선 매각=통합 산은 출범 후 매각이 추진될 자회사 및 보유지분은 대우증권과 KDB생명(구 금호생명),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금융계열 4사와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KAI 등 비금융계열 3사 총 7개사다. 시장에서는 산은이 이중 금융계열사를 우선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정은 녹록지 않다. KDB생명의 경우 두번이나 매각 절차를 진행했는데도 모두 무산됐다. 이에 산은은 금융 자회사를 묶어 파는 ‘패키지 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수요가 있는 대우증권에 KDB생명이나 KDB자산운용 등을 묶어서 파는 것이다. 패키지딜은 정부가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식으로 활용했다.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우증권과 KDB생명’ 조합보다는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 조합의 성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대우증권과 KDB생명’ 조합은 두 회사의 업권이 다른데다 2조원 규모로 덩치가 커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동부 패키지딜(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의 실패를 경험한 산은이 다시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 조합은 양사의 업권이 같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KDB자산운용(지분가치 620억원)의 몸집이 가벼워 매수자의 부담이 덜하다.

시장에서는 현대증권이 내년 1월 말 본입찰을 시작하는 만큼 현대증권이 시장에서 매물로 소화되는 내년 2분기께 대우증권 패키지 매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ㆍ대우건설은 다소 미뤄질 듯=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자회사 에프엘씨의 매각을 추진하면서 ‘새주인 찾기’에 앞서 몸집을 줄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조선업황이 좋지 않아 적극적인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데다 방산업을 하는 대우조선의 특수성 때문에 외국업체에 매각할 수도 없다. 게다가 지분가치가 매우 떨어졌다. 현재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의 지분가치는 약 1조2000억원으로, 지난 2008년 산은과 자산관리공사(캠코)가 공동으로 보유지분 50.4%를 매각할 때의 딱 절반에 해당한다.

대우건설 사정도 마찬가지다. 건설업계가 오랜 불황을 겪고 있는데다 이미 쌍용건설과 극동건설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어 당장 매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반면 정책금융공사가 지분 26.75%를 보유한 KAI는 통합 산은이 출범하면 매각 작업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정금공과 산은의 통합이 결정되면서 매각이 내년으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KAI 역시 방산업체다 보니 외국업체에 매각할 수 없는 탓에 현재 KAI의 잠재 인수자로 꼽히는 곳은 대한항공, 현대중공업, 한화 등 국내 대기업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은 ‘땅콩 회항’ 논란으로 평판 리스크를 겪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운 상태라 인수가 힘들다는게 IB(투자은행)업계의 평가다. 한화는 최근 삼성과의 빅딜로 삼성테크윈을 인수, KAI의 지분 10%를 확보한 만큼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