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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건설 인수 3파전…두바이투자청 유력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쌍용건설 인수·합병(M&A)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 쌍용건설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중견기업 대 해외사업이 급증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건설사를 찾던 두바이투자청(ICD)의 대결 양상이다.

매각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17일 쌍용건설 매각 본입찰을 실시한 결과 ICD와 중견 건설사 삼라마이더스(SM)그룹, 철스크랩 가공업체인 상장사 스틸앤리소시즈 등 3곳이 참여했다.

매각을 주관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매각주관사와의 협의해 이르면 18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까진 아랍에미리트(UAE) 2대 국부펀드로 막강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ICD가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 많다. 다른 경쟁 업체보다 입찰가를 수백억원 더 높은 2000억원 전후로 써냈다는 관계자의 전언도 흘러나오고 있다. 


ICD는 UAE의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 국왕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 수장이다. 에미리트항공, 두바이이슬람은행, 에미리트석유공사 등 중동지역의 알짜기업을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자 칼리파’도 자회사인 에마르를 통해 소유하고 있다. 2020년 두바이엑스포 개최 등에 따라 건설 투자 물량이 급증할 전망임에 따라 적당한 건설사를 물색하던 중 쌍용건설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쌍용건설은 두바이에서 현지 3대 호텔로 꼽히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과 ‘에미리트 타워 호텔’을 시공해 현지에서 지명도가 꽤 높은 편에 속한다.

업계에선 쌍용건설이 ICD에 인수되면 자체 발주물량만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M그룹은 쌍용건설 인수를 통해 해외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게 목표다. 모태기업인 삼라건설과 함께 우방, 진덕산업, 신창건설, 학산건설 등 다섯 곳의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다. 건설사 외에도 벡셀, 남선알미늄, 하이플러스카드, 동양생명과학 등 계열사 38개를 보유하고 있고, 자산규모만 4조원이 넘는다. 현재까지 주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 중인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다만 이번 쌍용건설 입찰에서 ICD보다 낮은 1500억원 정도를 입찰가로 써낸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철스크랩 생산업체인 스틸앤리소시즈는 쌍용건설 인수를 앞두고 4억달러 유상증자 계획을 세우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900억원, 올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5억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최근 미국계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기로 한 게 알려지면서 인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게 사실이다.

매각주관사는 우선 협상자가 결정되면 실사 등을 거쳐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년 2월께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쌍용건설이 6번의 M&A 추진과 법정관리 결정 과정에서 부채상황, 소송 문제 등 대부분의 내부 정보가 드러났기 때문에 실사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나는 문제점은 거의 없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쌍용건설에서는 M&A 금액도 많이 떨어진 상태고, 인력 유출도 아직까진 심각하지 않아 어느때보다 M&A 성사 기대감이 높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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