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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일모직, 시초가 10만6000원 공모가 2배…삼성지주사 시나리오 탄력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제일모직이 공모가의 두 배에 달하는 시초가로 증시에 입성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의 시초가는 공모가(5만3000원)보다 두 배 높은 10만6000원에 형성됐다.

제일모직의 시초가는 이날 오전 8~9시 사이에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접수, 매도호가와 매수호가가 합치되는 가격으로 결정됐다. 지난달 상장한 삼성SDS처럼 ‘사자’ 주문이 상한선에 몰리면서 시초가는 최고가에 결정됐다. 시초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14조3100억원으로, 시총 13위인 기아차(약 21조원) 바로 밑에 위치했다.


하지만 제일모직은 장 초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이날 오전 9시30분 현재 3%대 하락 중이다. 시총도 13조원대로 15위인 삼성화재(약 14조원) 뒤로 밀리면서 16위를 기록했다. 코스피시장 시총 20위권내 삼성그룹주는 삼성전자와 삼성SDS, 삼성생명, 제일모직 등 4개사다.

시장의 눈은 이제 삼성그룹 지주사 전환으로 향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삼성 지주사 전환의 시발점은 제일모직 상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제일모직 상장에 이어 삼성전자 인적분할→삼성전자홀딩스·제일모직 합병→삼성 지주사 출범의 순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나리오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하면서 사주 일가의 지분율이 매우 높다. 오너 일가 지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1%,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 8.37%, 이건희 회장이 3.72% 등 총 45.56%에 달한다.

삼성그룹 측은 아직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건 제일모직 상장 외에도 여러 방증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조원(1.12%)대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자사주매입은 7년만이다.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 삼성그룹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29.85%까지 올라간다.

자사주는 일반적으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한다. 자사주는 통상 의결권에 제한을 받지만, 삼성전자가 투자회사(홀딩스)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을 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분할 과정에서 자사주를 투자회사에 귀속시키면 의결권이 부활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제일모직 상장만 놓고 섣불리 지주사 전환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궁극적으로 제일모직의 사업구조 개편이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일모직은 현재 패션·건설·리조트 등 3개 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앞서 소재부문이 삼성SDI에 흡수 합병되고 옛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과정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모직이 삼성전자 분할 이후 전자홀딩스와 합병하려면 사전에 사업부문의 재편 작업이 좀 더 정교하게 선행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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