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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인정 두고 ‘과거사위’와 판단 갈린 대법원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인정 여부에 대해 과거사정리위원회와 법원의 판단이 갈렸다.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를 통해 억울한 죽음이 인정된 희생자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는 ’국민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장모 씨의 유족 19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들이 집단 학살된 사건이다. 정부는 좌익 세력을 통제하기 위해 ‘국민보도연맹’을 결성했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한 후 연맹원들이 남하하는 북한군과 결탁할 것을 우려해 이들을 붙잡아 야산 등에서 사살했다.

과거사위를 통해 2009년 이 사건의 희생자로 인정된 장 씨 유족은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며 2012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국가가 스스로 과거사를 바로잡기 위해 법률을 제정하고 검찰ㆍ경찰에 준하는 강력한 조사 권한을 부여한 과거사위의 결정을 전적으로 신뢰해야 한다는 판단하에 장 씨 본인에 대해서는 8000만원, 배우자 4000만원, 부모ㆍ자녀 800만원, 형제ㆍ자매 400만원 등 19명 모두에 대해 위자료를 인정,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2심은 과거사위가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는 이유만으로 희생자라는 사실이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로는 사망여부와 경위, 사망일시와 장소를 알 수 없고, 유족의 진술도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과거사위의 결정을 받아들인 1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도 2심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장 씨가 보도연맹 사건으로 경찰에 연행돼 살해됐다는 과거사위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상 수긍하기 곤란하다”며 “장 씨 유족의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장 씨 유족과 함께 소송을 제기한 다른 보도연맹원 유족 86명에게는 총 22억1000여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확정 판결했다. 그외 2명에 대해서는 증거에 대한 판단을 보강, 위자료 800만원을 더 인정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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