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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계와 웨어러블 사이…방황하는 스마트워치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4’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차세대 스마트기기의 주도권을 잡을 신제품 ‘기어S‘와 ’G워치R’을 공개했다. 같은 스마트워치지만 접근은 달랐다. LG가 ‘시계’라는 점을 강조한 반면, 삼성은 ‘웨어러블’을 강조했다. 스마트워치의 현위치, 즉 시계와 웨어러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딜레마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의 혁신을 이어받을 제품이냐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여전히 확신에 찬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워치는 앞으로 몇 세대는 지나야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준의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본다”며 “최첨단 기술을 탑재하고도 시계라는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스마트워치가 시계 본연의 기능을 가지면서도,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차세대 기술이 녹아 있어야 스마트폰에 종속된 기기가 아닌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워치 글로벌 출하량 예상 유닛수 (단위:백만) *출처:넥스트마켓 인사이트

‘혁신이 없다’는 흔한 논제도 스마트워치의 존립성에서 출발한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혁신이라 불리게 된 것은 ’이전에 없던 제품’이었기 때문”이라며 “스마트워치는 태생부터 스마트폰에 종속된 소분류로 포함됐기 때문에 더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왜 스마트워치에 관심이 없는가? *출처:비즈니스 인사이더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 / 시계를 착용하기 싫다 / 가격이 너무 높다 / 시계에 돈 들이고 싶지 않다 / 모든 스마트워치 디자인이 싫다 / 기타)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최근 발표한 ‘스마트워치 매력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3%는 ‘시계를 착용하기 싫다’고 응답했고 7%는 ‘모든 스마트워치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계와 웨어러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스마트워치의 현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스마트워치 ‘엠비 크로노윙’을 선보인 패션 디자이너 마이클 바스티안은 “스마트폰 연결이 아닌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독립성과 외형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혁신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디자인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워치가 웨어러블이라고 해도 결국 손목시계를 착용하던 사람들이 선택하는 국한된 분야의 제품”이라며 “고성능의 날렵한 디자인이 구현된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찾게 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 역시 시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만의 이야기”이라고 꼬집었다. 


독립성과 디자인이 미흡하다는 평가에도 ‘스마트워치 대전(大戰)’은 가열될 전망이다. 상향 평준화된 스마트폰보다 더 많은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는 탓이다. 내년 상반기 자체 결제기능을 장착한 ‘애플워치’와 4세대 통신기능을 내장한 LG ‘G와치R2’를 비롯해 태그호이어ㆍ스와치 등 명품시계 브랜드의 난입이 점쳐진다. 


이동통신 포브스는 최근 넥스트마켓 인사이트(NextMarket Insights)의 자료를 이용해 스마트워치의 내년 글로벌 출하량이 1500만 유닛에서 2020년 3억7300만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스마트워치가 신흥국에서 스마트폰 수요를 대체하며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웨어러블 분야에서 다른 제품들보다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편에선 기술과잉이라는 점을 이유로, IT의 흑역사로 남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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