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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김용훈> 재정확대로 경제 살리기 다시 점검을
김용훈(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우리 가계 10곳 중 1.5곳이 빚에 빠져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빚이 있는 가구가 65.7%로 조사 됐고 2010년에 비해 5.9% 늘어났다. 절반을 훌쩍 넘어선 가계가 빚을 지고 있고 10곳 중 1.5곳이 변제가 어려운 한계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씀씀이도 커지고 물가도 오르고 한정된 수입으로는 더 이상의 생활을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가계의 위험이 한계에 임박한 것처럼 우리 국가 재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수는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데 해마다 예산은 늘어나고 있다. 때문에 재정적자는 늘어만 가는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수를 찾아내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하다못해 담배 값마저 대폭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임기응변일뿐 재정을 안정화할 수는 없다.

지난해부터 수시로 고개를 들이밀던 국가부채, 가계 부채 이야기들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의 이야기는 올 1월부터 8월까지 관리재정 수지가 34조7000억의 적자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동기간에 비해 4조 8000억이 늘어난 수치다. 정부 채무도 이미 500조를 넘어 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재정적자를 늘려서라도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다.

박대통령은 현재 우리의 경제를 위기라고 진단하고 적시에 투입한 재정이 경기를 살리고 세입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면 재정의 기초체력이 강화되고 국가 채무를 줄일 수 있다고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한 플랜 B가 있는지 알고 싶다.

정부가 확대 재정정책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자금은 투자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낮아진 금리는 유동성만 늘려놓고 제대로 된 투자처 대신 안전자산으로 몰려들고 있다. 재정확대 정책은 인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만들어 국민들의 소비를 확대하고 재정지출로 총 수요를 촉진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저축대신 돈을 쓰도록 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현재의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만큼 시장의 자유를 제한하게 된다. 따라서 시중에 풀린 돈이 원하는 목적대로 흘러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근 20여 년간 재정적자를 탈출해 보려고 발버둥 치는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면 재정확대 정책의 한계가 보이고 있다. 그들은 기나긴 디플레이션의 탈출을 위해 법인세를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고자 했다. 정부가 마이너스 재정에도 돈을 풀어 시중의 자금을 돌게 하고 소비를 진작하며 온 힘을 다해 밀어주었음에도 잠시 반짝 적자를 탈출하는 효과가 보이는 듯했지만 현재의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확대된 규모만큼 경기가 원활히 돌아주지 못하였고 재정구조는 바뀌지 못했다.

올해보다 20조원이나 늘어난 예산의 용처를 알리며 내년도 예산을 기한 내에 처리해달라며 대통령은 국회를 찾아 연설하기도 했다. 역대 정부가 미뤄온 재정적자를 지금 풀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사명감으로 혁신을 주문했다. 물론 경제가 부채의 누적 속도보다 빠르게 성장해 낸다면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실제 사례를 보면 재정확대정책으로 현실의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역대 최대의 재정적자를 마주한 상황에서 더 많은 예산으로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시행하는데 우리 보다 먼저 재정확대 정책을 시행해 본 일본을 답습 하지 않으려면 변수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세수 부족으로 부채만 늘어나고 있는 마당에 재원확보부터 문제인데 무조건적인 재정투입보다는 사업타당성을 점검해 선택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근본적인 문제를 방치하고 무조건적인 투자는 재정적자의 골을 더 깊게 만들어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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