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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토이’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
-쿨레인스튜디오 10주년 전시회 연 국내 1세대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아트토이(Art toy)가 키덜트(KidultㆍKid와 Adult의 합성어)들의 장난감이라고요? 그건 미디어가 만든 이슈일 뿐입니다. 피규어를 사 모으는 사람들 중에서는 키덜트 성향의 사람들도 있지만 디자인 분야 관련 종사자들이나 전문가들, CEO들도 많습니다.”

국내 1세대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Coolrainㆍ본명 이찬우ㆍ42)은 피규어 디자인부터 모형 제작, 완성품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커스텀(Customㆍ기존에 있던 상품에 디자인을 다시 입히거나 디자이너가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상품 양산) 방식으로 대량 생산되는 피규어 상품과는 다른 쿨레인의 작품은 예술성 측면에서 그 가치를 더욱 높게 평가받고 있다.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쿨레인스튜디오 작업실에서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이 포즈를 취했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쿨레인과 그가 이끄는 쿨레인 스튜디오의 동료 아티스트 핸즈인팩토리, 키도, 트웰브닷이 함께 참여한 전시회 ‘쿨레인 스튜디오’전이 지난달 20일부터 롯데갤러리 청량리점(동대문구 왕산로)에서 열리고 있다. 2004년 창립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쿨레인스튜디오가 예술성은 물론 상업성까지 갖춘 피규어 120점을 대중에 공개했다.

NBA, 나이키 등과 협업한 쿨레인은 해외에서 더 알아주는 피규어 아티스트다. 국내에서는 다이나믹듀오, 프라이머리 등이 소속돼 있는 연예기획사 ‘아메바컬처’와의 협업으로 대중성을 확보했다. 특히 프라이머리의 심볼인 종이 박스 쓴 피규어는 해외 K팝 팬들이 좋아해 없어서 못 파는 아이템이 됐을 정도다. 

쿨레인의 작업 모습. 드로잉, 피규어, 각종 사진 자료들이 가득 메운 쿨레인의 작업실은 아이디어의 보물 창고와도 같았다.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최근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쿨레인을 만났다.

책상 위에는 작업하다만 유토(피규어를 제작할 때 사용되는 기름기 있는 점토)들이 가득했다. 그는 현재 국내ㆍ외 브랜드들과의 협업으로 1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작품 공개되기 전까지는 전부 컨피덴셜(Confidencial)이에요. 사진 찍으시면 안되요.”

두꺼운 뿔테 안경에 항공점퍼를 입은 머리 희끗희끗한 40대 초반의 쿨레인은 20~30대 아티스트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업계에서는 좌장(座長)격이다. 맏형다운 포스로 그는 아트토이에 대한 세간의 잘못된 인식에 대해 ‘까칠한’ 견해를 쏟아냈다. 

덩키스 시리즈와 쿨레인스튜디오전에 출품된 작품. [사진제공=롯데갤러리]

그는 무엇보다도 아트토이를 그저 어른이 덜 된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보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트토이를 돈 많은 어른들의 호화 취미로 치부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모두 언론이 만든 ‘허상’이라는 것이다.

“사실 미디어 플레이 영향이 큽니다. 일단 기업 브랜드나 홍보회사가 함께 전략적으로 아트토이 작품을 높은 가격에 내놓습니다. 크기에 따라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을 부르기도 해요. 실제로는 그 가격에 판매되지 않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언론은 이 사실을 앞다퉈 보도하는 겁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핸드메이드 작품이라 할지라도 예술 작품으로서의 희소성을 갖춘 일부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기본 1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는데 수천, 수억원에 판매됐다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과장된 측면이 많다는 것.

일본의 곰 캐릭터 ‘베어브릭’을 커스텀 제작해 유명 연예인에게 비싼 값에 팔았다고 홍보하거나, 피규어 컬렉터가 비싼 가격에 구매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되는 것도 아트토이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조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내에 들어오면서 가격이 ‘뻥튀기’되거나, 로열티도 내지 않은 채 무단으로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현실에 대해서 ‘각성’을 촉구했다.

“베어브릭 100%(아트토이 사이즈를 말하는 단위로 높이 7㎝정도에 해당)가 일본에서는 5000~6000원 정도 합니다. 그런데 국내에 들어오면 2만원 가까이 껑충 올라가죠. 게다가 ‘짝퉁’도 너무 많아요. 디자인을 도둑질해서 팔고 있는거예요. 부끄러운 일 아닌가요?”

한편 쿨레인스튜디오의 지난 10년 작업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는 9일까지 계속된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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