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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포럼>박진 어반비즈 대표 “양봉에 도시의 세련미 결합 시도 중”
[헤럴드경제=신수정ㆍ신동윤 기자] “양봉하면 떠오른 이미지는 촌스럽고, 어르신들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양봉에도 도시의 세련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1년 전 미국 양봉업자 한명이 도시 양봉에 대해 물어보러 찾아왔습니다. 나이는 24살이었고, 여자였죠. 외국에서 양봉업자는 쿨한 직업이라고 합니다”

명동 유네스코회관 빌딩, 노들섬 등 서울 시내 8곳에서 벌을 키우고 있는 어반비즈의 박진(32) 대표는 28일 오후 4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터 1층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마켓2014 디자인토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도시 양봉과 디자인, 그리고 환경’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대표는 먼저 청중들에 획일화된 국내 꿀용기 사진을 향수병처럼 화려한 외국의 꿀용기들과 비교해서 보여줬다.

“보통 국산 꿀은 둥근 유리병이나 짜먹는 용기에 담겨있습니다. 높으신 분에게 선물할 때는 도자기에 담아서 드리죠. 외국의 경우 지역마다 특색있는 디자인을 가미한 병에 담아 팝니다. 제가 처음에 봤을 때 위스키병인줄 알았던 꿀병도 있었습니다. 같은 내용물이라도 더욱 고급스럽게 보이기 위해서는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박 대표는 또 과거에는 꿀이 1.2㎏, 2.4㎏ 등 획일화된 규격으로 판매됐지만, 1인가구 등이 늘면서 작은 병 등 용량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어반비즈에서는 240g등 작은 유리병에 꿀을 담아 판매하고 있다. 일본 긴파치 꿀의 경우 50g에 1만8000원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사진설명=28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헤럴드 디자인마켓에서 박진 어반어즈서울 대표가 도시 양봉과 디자인,그리고 환경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외국에서는 벌집 자체를 병에 담아 팔기도 합니다.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죠. 저희도 단순히 꿀만 파는 것이 아니라 꿀을 만들때 나오는 밀랍으로 트리 모양 초도 만들고, 빵집과 제휴를 맺고 밀랍으로 코팅하는 빵인 까늘레 재료를 납품하기도 합니다”

박 대표는 도시에서 벌을 키운다고 하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벌이 우리 아이를 쏘면 어떻하냐”와 “그 꿀을 먹어도 되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벌은 사람들이 건드리지만 않으면 쏘지 않습니다. 캐나다의 한 호텔은 옥상에서 양봉을 하면서 얻은 꿀을 조식부페 때 제공하기도 하죠. 신선하기도 하고, 그만큼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도 있습니다. 저희가 명동에서 생산한 꿀을 서울시 보건환경부에 보내 검사 의뢰를 했었는데 납이나 카드뮴 등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아 적합판정을 받았습니다”



어반비즈 역시 꿀을 판매해서 얻은 수익금의 일부를 ‘나무통장’에 집어넣어 나무를 심는데 쓰고 있다.

“도시 양봉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벌이 도시 환경의 지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벌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은 사람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벌이 민감하기 때문이죠. 저희는 단순히 벌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벌이 좋아하는 꽃과 나무도 같이 심고 있습니다. 잿빛 도시가 푸른 도시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디자인으로 도시 양봉을 하나의 문화로 만들고 싶습니다”

ssj@heraldcorp.com



사진설명=28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헤럴드 디자인마켓에서 박진 어반어즈서울 대표가 도시 양봉과 디자인,그리고 환경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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