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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공할 친일행각, 국민 버린 위정자, 목숨던진 아낙까지…교과서에 없는 뒤틀린 현대사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임기상 지음/인문서원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조선에서 손꼽히는 갑부였던 윤치호는 수시로 총독부나 일본 군경에게 기부금을 바쳤지만 독립운동 군자금은 죽는 날까지 10원 한 장 내지 않았다. 이런 행태의 밑바닥에는 조선의 역사와 전통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조선인들의 민족성이 열등하다고 보는 시각이 깔려 있었다. 윤치호는 독립운동가들을 ’자신이 죽을 용기도 없으면서 순진한 사람들을 죽음의 골짜기로 몰아가는 저주받을 악마와 같은 존재’라고 혐오했으며 임시정부 참가 요청도 거부했다. ”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전쟁이 터진 지 불과 이틀 만에 서울 시민들 몰래 새벽에 측근 몇 명만 데리고 황망히 서울을 떠나 남쪽으로 도주했다. (중략) 이승만은 국회 본회의가 한창 열리고 있었던 시각인 새벽 3시 반, 남행열차에 탑승했다. 피난 일행은 부인 프란체스카와 경무대 경찰서장 김장흥, 비서 황규면, 경호경찰 등 달랑 6명이었다. 아마 한민족 역사상 국가원수로는 가장 초라한 규모의 피난 행렬이었을 것이다. 이승만이 탄 특별열차는 기관차에 객차 두 량이 달린 낡아빠진 3등 열차였다. 유리창은 깨져 있어 바람이 들어왔고, 의자는 시트조차 없는 나무의자였다. ”(이상 ‘숨어 있는 한국 현대사’ 중)

‘혈의 누’의 작가 이인직은 이완용의 비서로 나라 팔아먹기에 앞장선 악질 매국노였다? 고종 황제는 베이징으로 망명을 시도했다? 경천사지십층석탑은 조각조각 해체되어 현해탄을 건너갔다가 돌아왔다? 독립군을 때려잡던 조선인 부대가 있었다?

국사 교과서에는 답이 없는 물음들이다. 언론인인 임기상의 ‘숨어 있는 한국현대사’(인문서원)은 일제강점기에서 한국전쟁 직후까지 숨겨진 ‘뒤틀린 한국 근현대사’의 기록들을 모은 책이다.

일제 시대 고위 관료와 지식인들의 가공할만한 친일행각에서 조선 호랑이 고기를 ‘귀빈’들에게 대접했던 일본 갑부의 만행, 전재산과 온몸을 바쳐 독립 운동에 뛰어들었고 고종 황제마저 중국으로 망명시켜 반일 투쟁에 나서도록 시도했던 이회영, 백발 노인으로 조선 총독에게 폭탄을 던지고 순국한 강우규, ‘여자 안중근’으로 불렸던 독립운동가 남자현 등 식민지 시대의 숨겨진 역사가 풍부한 자료와 함께 담겼다.

해방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엔 좌와 우, 친일과 반일로 나뉘어 대결했던 정국과 그 과정에서 비틀린 역사를 담았다. 마지막엔 한국 전쟁 전후의 비극적인 역사를 다양한 인물 및 일화로 그려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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