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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현대重 노조, 비정규직의 눈물 보이지 않는가
현대중공업 노조가 27일 오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4시간 동안 파업, 지난 95년이래 19년 연속 무분규 전통이 일순간에 깨졌다. 사측과 노조간의 화합이 절실한 상황에서 서로 소통해온 전통이 무너진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이자 시사하는 바 크다.  이 회사는 조선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올들어 9월 현재 3조20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냈다. 게다가 선박을 수주해도 약 6~7%의 손실이 생길 정도로 경쟁력 또한 취약해진 상태다. 중국의 도전 등 향후 경영여건 역시 녹록하지 않은게 현실이다. 권오갑 사장이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무급(無給)으로 일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심각한 경영난을 반영한 것이다. 올 임금협상을 총액 12.6% 인상과 통상임금의 100%+3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는 선에서 마무리 짓자고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노조는 월 13만원 인상, 성과급 250%+알파,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등 과도한 요구를 내세우며 파업을 선택했고 극한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의 경영여건과 무관하게 자신의 요구만을 들어 무조건 실력 대결로 나서는 정규직 강성노조의 실상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노동개혁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규직 노조 중심으로 회사의 경영실적과 생산성을 훨씬 웃도는 임금 인상과 복지만을 요구하는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기업이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되고 자연히 불안정한 고용형태가 갈수록 늘어나는 폐해를 낳고 있다. 현대중공업만해도 노조의 보호를 받고 있는 정규직은 1만5000명인데 반해 비정규직 사내 하도급 근로자는 무려 3만여명선에 달한다. 8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가 607만7000명,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32.1%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난 것도 이같은 악순환 탓이다. 이와함께 정규직 대 비정규직 임금 차이는 2007년 100대 64에서 지난해 100대 55로 더 벌어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된 노동시장 구조는 청년실업자 양산, 세대간 일자리 갈등,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양극화, 빈부 격차 확대 등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를 낳는 근본 원인이다. 최경환 부총리가 내놓고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한 만큼 책임지고 이를 타개해야 한다. 정치권도 국가미래차원에서 힘을 보태야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및 사회안전망 확보, 생산성과 연계한 임금구조 정착,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지속을 위한 노사정위원회의 합의와 타협이  지속 경제성장을 위한 필수 선결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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