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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찌릿!’ 앗! 따가워! 겨울철 정전기 방지법은 ‘건·조·타·파’”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매년 이맘때쯤이면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온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정전기. 겨울은 유독 옷을 입거나 차를 탈 때, 문고리를 잡거나 악수를 할 때 등 찌릿한 느낌으로 깜짝 놀라는 때가 많은 계절이다.

하지만 정전기는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엄연한 위험인자이다. 실제로 올 1월 경기도 양주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 중 정전기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3도 화상을 입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정전기는 플라스틱, 동물의 털 등의 피복이 마찰될 때 발생하며, 대부분 발생 즉시 방전되어 인체에 감지되지 않지만, 건조한 공기로 절연된 겨울철에는 미처 방전되지 못한 전기가 금속표면 등 적절한 전도체를 만나면 한꺼번에 방전되기 때문에 일어난다.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는 전류가 거의 없어서 인체에 직접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그 순간 전압이 수천볼트에서 수만볼트에 달해 허약하거나 피부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전기의 발생 원인과 생활 속 정전기 방지법에 대해 을지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수영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정전기, 유독 겨울철에 심한 이유는?

정전기란 말 그대로 흐르지 않고 모여 있는 전기를 말한다. 생활주변의 플라스틱 물체가 털 의류 등과 마찰될 때 전기적 성질을 띠게 되는데 이렇게 생긴 전기가 우리 몸에 머물러 있다가 전기가 통하는 물체를 잡으려는 손끝에 닿는 순간 방전되면서 순간적인 전기 충격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정전기의 발생은 습도와 깊은 관계가 있다. 습도가 낮을수록 정전기 발생이 잦으며, 습도가 높으면 정전기 발생이 감소한다. 그 이유는 수분이 전하를 띠는 입자들을 빠르게 전기적 중성 상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을지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수영 교수는 “대기의 상대습도가 20%일 경우 유도되는 정전기는 상대습도가 40%일 경우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공기가 건조한 겨울철에 정전기를 자주 볼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정전기 자체로는 우리 몸에 심각한 위해가 되거나 어떠한 질환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전압은 높은 편이나 말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멈춰있는 전류’이기 때문에 감전의 위험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다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작은 불편사항이기 때문에 몇 가지 사항에 유의해 적절하게 대처한다면 빈도를 줄일 수 있다.

▶ 정전기, 반응 정도에 개인차가 있다?

정전기에 반응하는 정도에도 개인차가 있다. 젊은층보다 노인층이 정전기의 피해를 더 많이 호소하는데, 그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또 나이가 적더라도 피부가 건조한 사람일수록 정전기에 쉽게 노출된다. 남녀에 따라서도 다르다. 남자는 약 4000볼트 이상이 돼야 정전기를 느낄 수 있지만, 여자는 약 2500볼트만 돼도 ‘찌릿’함을 느낄 수 있다. 또 비만한 사람보다는 비교적 마른 사람이 정전기를 심하게 느끼며, 몸이 습하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비교적 정전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

정전기는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피부를 자극해 가려움증과 염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부가 건조한 사람, 피부병이나 당뇨병을 앓는 사람, 노인 등은 정전기를 예방하는 게 좋다.

을지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수영 교수는 “정전기는 전압은 높아도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기 때문에 인체에 위험하지는 않다”며 “다만 피부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정전기가 지닌 수만 볼트의 전압으로 인해 염증이 악화될 소지가 있고, 몸이 허약하거나 과로한 사람의 경우에 정전기 쇼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김 교수는 “정전기가 자주 발생한다면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특히 정전기가 가장 잘 발생하는 곳이 손이므로, 체질적으로 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손을 자주 씻어 물기가 남아있도록 하거나 보습로션을 발라 늘 피부를 촉촉하게 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생활 속 정전기, 이렇게 방지하세요!>

▲ 피부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바디로션이나 크림, 오일 등의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몸을 촉촉하게 유지한다. 정전기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손은 자주 씻어 건조해지지 않게 하고 핸드크림이나 바셀린을 수시로 바른다.

▲ 헤어

두피를 튼튼하게 하고 건강한 모발을 위해 너무 자주 샴푸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매일 샴푸를 사용하는 것보다 1주일에 3~4회 정도로 줄여 모발을 보호하는 유막을 유지하고 건조함을 줄이면 정전기를 예방할 수 있다. 샴푸와 샴푸 사이에는 미지근한 물로 여러 번 헹구고 마지막에 찬물로 헹구면 보습이 되면서 모근도 튼튼해진다. 머리카락을 촉촉하게 해주는 린스, 트리트먼트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플라스틱이나 금속으로 된 빗은 정전기를 일으키므로 나무 소재의 빗을 사용한다.

▲ 의류

화학섬유 소재로 된 의류는 정전기 발생이 심한 편. 세탁 후 섬유 린스로 헹구거나 정전기 방지용 스프레이를 뿌린다. 옷을 걸 때 옷 사이에 신문지를 넓게 펴서 끼우거나 사이에 순면 소재의 옷을 걸어도 효과적이다. 정전기가 많이 나는 스타킹은 마지막 헹굼물에 식초를 넣어 헹군다. 스커트나 바지가 몸에 들러붙을 때는 보습 로션이나 크림을 스타킹에 바르거나 치마 안감에 클립을 꽂는다.

▲ 실내

물을 끓이거나 어항, 화분,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에 적당한 습도를 유지한다.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거나 젖은 빨래를 걸어놓는 것도 방법. 정전기가 많이 발생하는 플라스틱 물건은 양초를 발라두면 정전기가 줄어든다. 전화기나 TV 브라운관은 식초를 묻힌 부드러운 천으로 닦으면 정전기 방지와 함께 세균을 예방할 수 있다.

▲ 자동차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막으려면 문을 열고 내릴 때 한쪽 손으로 차의 문짝을 잡고 발을 내딛는다. 이렇게 하면 운전자의 옷과 시트커버가 마찰하면서 생겨난 정전기를 서서히 흘려보내는 효과가 있어, 한꺼번에 큰 정전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동전이나 열쇠 등으로 차체를 툭툭 건드려 정전기를 흘려보낸 다음 차문을 여는 것도 좋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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