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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포럼> ‘주옥’같은 말의 성찬…디자인 구루들이 남긴 말ㆍ말ㆍ말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지식의 향연과 말의 성찬(盛饌)이었다.

26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한 ‘헤럴드디자인포럼2014’에 연사로 초청된 10인의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들은 개막 첫날 하루종일 이어졌던 강연 무대에서 ‘디자인 스펙트럼, 그 무한의 영역’이라는 주제로 세상을 바꾸는 디자인의 힘과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주옥같은 언어로 쏟아냈다.

가장 먼저 축제의 포문을 연 홍정욱 ㈜헤럴드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좋은 디자인의 가장 큰 적은 나쁜 디자인이 아니라 좋은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착각”이라고 말했다.

디자인이 ‘멋진 포장’에 불과하다는 소극적 관념이 디자인의 역할을 축소하고 미래를 어둡게 한다는 의미로, 디자인 영역의 무한한 가능성을 담은 내용이었다.

개막식 행사에 참석했던 백종원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디자인 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가 듣기에도 홍 회장의 개회사에는 디자인의 미래 비전을 제시한 훌륭한 메시지였다. 단 한마디도 흘려들을 말이 없었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강연에 연사로 나섰던 세계적 디자이너들의 말을 모아봤다. 

렘 콜하스(하버드대 건축학과 교수)

▶렘 콜하스(하버드대 건축학과 교수)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건축과 건축가의 개념이 과거 60년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달라졌다. 예를 들어 건축가가 구찌나 까르띠에와 같은 브랜드와 작업을 함께 한다고 했을 때 과연 이 건축가의 작업을 전통적인 정의로 해석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건축가로서의 직업(Profession) 자체가 많이 달라졌고, 건축가들의 위상이나 명성, 평판도 이에 따라 달리 이뤄져야 한다.” <건축의 역할을 단순히 집짓는 일과 같은 전통적인 관념만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는 의미>


백준범(창조건축 상무)

▶백준범(창조건축 상무)

“건축가라는 직업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적 감성만을 표현하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다. 진정한 건축가란 건축을 맡긴 고객, 건축물을 둘러싼 주변 자연 환경, 그리고 예산 및 자재 공급 등 상황을 모두 고려하며 최적의 완성품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건축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들간 소통의 창구를 만들어가는 건축가로서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한 것>


다니엘 김(데이라이트디자인 아시아 총괄)

▶다니엘 김(데이라이트디자인 아시아 총괄)

“디자인은 인간중심적이고 이타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 혹은 방식이다. 또 디자이너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종합적이고 다양한 각도로 사용자 입장에서 해결해 나가려고 고민하는 사람이다. 빗살무늬토기의 뾰족하게 패인 모양과 겉의 빗살을 단순히 미학적으로만 봐선 안된다. 움푹 패인 모양은 강가의 모래밭에 토기가 잘 박혀 쓰러지지 않도록 만들어졌고, 겉면의 빗살 역시 물 묻은 손으로 들었을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디자인됐다. 이처럼 인체공학적이고 사용자의 편의를 우선한 디자인은 선사시대부터 있었던 것이다. 이게 바로 디자인의 할 일이다.” <디자인을 단순히 미학적으로 예쁘고 아름다운 것으로 보는 보편적인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


매튜 커크렐(시모어파월 어소시에이트 디자인 디렉터)

▶매튜 커크렐(시모어파월 어소시에이트 디자인 디렉터)

“‘TAKE, MAKE, WASTE(재료를 가져다가 제품을 만들고 소비하는)’ 시대는 갔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제품 생산에 도입하기 위해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미국, 영국 등 세계 곳곳이 지금과 같은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지구가 3개나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제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쓰레기) 매립지로 가는 제품을 다시금 재활용할 수 있도로 하는 것이다.” <제품의 재활용과 끊임없는 순환을 고려하지 않은 제품 디자인이 결국에는 수 많은 폐기물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알렉스 쉴(서비스플랜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알렉스 쉴(서비스플랜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인스타그램과 코닥은 사진이라는 동일한 상품을 다루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전자는 10억 달러에 팔렸고 코닥은 파산하고 말았다. 인스타그램은 디지털 세상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코닥은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소비자에게 중요한 것은 상품의 질이 아니다. 그 상품을 어떻게 브랜드로 포장하고 전달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디자인은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면서>


올리비에 데스켄스(전 띠어리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올리비에 데스켄스(전 띠어리 크리에이티브디렉터)

“패션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패션 그 자체가 아니라 패션에 대해 열린 생각(Open-minded)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 정치ㆍ경제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티셔츠에 진, 스니커즈를 즐겨 신는 패셔너블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어떤 이는 아예 패션을 포기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패션에 대한 열린 생각, 자유로운 사고 방식을 갖고 있기에 세상을 바꿔나가는 데 앞장서고 있다.” <패션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황나현(NHDM 건축도시 소장)

▶황나현(NHDM 건축도시 소장)

“(버려지는 공간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가능성을 보고 공간을 새롭게 탄생시켜야 하고, (이곳을) 리프로그램(Reprogram) 할 수 있는 도시로 인식해야 한다. (뉴욕 도시재생 프로젝트인) 하이라인 프로젝트는 버려진 역사의 잔재물이었던 고가 철도를 단순한 복원과 개발이 아닌 생태계 보존에 가치를 둔 작업이었다. 도시 재생을 위해 건축물은 단편적인 것이 아닌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도시재생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면서>


제프 반더버그(건축가ㆍ뉴욕 첼시마켓 설계)

▶제프 반더버그(건축가ㆍ뉴욕 첼시마켓 설계)

“오랫동안 버려졌던 공장의 빈 공간이 내겐 보석같이 느껴졌다. 땅값 비싼 뉴욕에 비행기가 들어갈 정도로 거대한 이 공간을 보며 엄청난 잠재력을 느꼈다. 새로운 것은 새로운 것, 오래된 것은 오래된 것일 뿐이다. 오래된 것이 반드시 새로운 것으로 바뀔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새 것과 옛 것이 조화를 이루어야 새로운 가치를 만들수 있다.”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개발자들의 몫이라며>


크릭스 릭스(아트토이 디렉터)

▶크릭스 릭스(아트토이 디렉터)

“사람들은 리사이클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업사이클이라고 바꿔 말하고 싶다. 누군가 토막토막 잘라서 버린 나무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려서 작품을 만드는 일…. 이것이 현대 예술가들의 장점이다. 과거에는 스케치부터 색칠까지 완벽하게 끝내야 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중고품도 예술이 될 수 있다.” <캔버스가 아닌 버려진 나무 조각, 빈 깡통 등도 예술의 도구가 될 수 있다면서>


피터 캘러핸(피터캘러핸케이터링 운영)

▶피터 캘러핸(피터캘러핸케이터링 운영)

“나는 모든 것을 ‘미니어처화’ 한다. 손바닥보다 작은 솜사탕, 휴대폰보다 작은 피자상자…. 작게 만들면서도 보통 크기의 음식과 같은 모양으로 보여야 하고 같은 맛을 내야 하기 때문에 재료를 일관되게 썰어 넣는 것부터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다. 이미 존재하는 것을 새롭게 표현하는 것이 디자인의 할 일이다.” <명사들이 열광하는 피터캘러핸케이터링의 비결을 설명하면서>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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