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행장님을 돌려주세요”…기술금융에 창조경제까지, 각종 동원령에 숨가쁜 은행장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지난 21일 공식 취임한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첫 외부 일정은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4 창조경제박람회’이다. 윤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 및 내년 경영계획 확정 등 처리해야 할 당면 과제가 산더미이지만, 시간을 내서 박람회에 참석했다.

금융위원회가 기술금융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소개하는 자리여서 은행연합회장 등 기관장을 비롯한 14개 은행의 수장들이 총출동해 윤 회장만 빠지기가 어려웠던 탓이다. 여기에 LIG손해보험 인수 건이 걸려 있어 금융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도 하다. 이에 윤 회장은 오전 10시30분에 시작하는 개막식만 참석하고 자리를 빠져나왔다.

은행장들이 바쁘다. 창조경제부터 기술금융, 서민금융 등 정부가 주최하는 행사에 동원되느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는 은행장들이 5영업일 중 3~4일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동원령’이 자주 발령되고 있다.

지난 24일 은행장들은 은행연합회 회장을 선임하기 위한 연합회 이사회에 참석했다. 연합회 회장 선임에 대한 관심 덕분에 이사회 출석률이 상대적으로 좋았다는 후문이다. 27일에는 윤 회장에 참석한 2014 창조경제박람회에 은행장이 총출동했다. 소관 부처인 금융위가 야심차게 기술금융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이니만큼 은행장들이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에는 금융위가 주최하는 자금세탁방지의 날 행사와 금융감독원이 관장하는 2014 부산 금융중심지 해양ㆍ선박금융 컨벤션이 있다. 자금세탁방지의 날 행사는 준법감시인 등을 보내기로 했지만, 금융중심지 컨벤션은 막판까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진웅섭 신임 금감원장이 최종 불참하기로 하면서, 은행 역시 은행장 대신 부행장으로 참석자를 교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내부는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내년 경영계획을 확정하는 등 먹을거리를 고민해야 할 시기에 행장들이 정부 행사에 동원돼 역량을 제대로 쏟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엔저의 영향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돼 어느 때보다 경영계획을 촘촘히 짜야 한다.

임원들은 은행장이 외부 행사에서 돌아오면 보고하기 위해 행장실 앞에서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0~11월은 은행장들이 외부 행사에 참여하느라 시간이 없을 정도”라며 “특히 금융당국이 기술금융, 관계형금융 등 창조경제 관련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동원령이 자주 내려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