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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달 ‘유치원 대란’ 재현되나…지원 제한한 시교육청은 “아직 검토 중”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이달초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유치원 신입원생의 지원을 가,나,다 3개군으로 나눠 군별에 따라 3회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당장 12월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되지만, 정작 서울시교육청은 후속 조치를 전혀 확정짓지 못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2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 유치원 원서접수는 12월1일부터 시작된다. 각 군별 추첨날짜는 가군이 10일, 나군이 12일, 다군이 15일이다.

추첨 결과에 따른 등록은 12월 17~18일이며, 모든 유치원의 추첨일정 및 등록 후 원아모집 현황 등 모집 관련 정보는 해당 교육지원청 홈페이지나 개별 유치원을 통해 공개하도록 했다.

2015년 신입생부터 적용되는 지원 횟수 제한은 중복 등록한 뒤 나중에 입학을 포기하는 사례를 방지함으로써 지원 허수를 줄이기 위함이라는 게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무제한 지원으로 온 가족이 추첨에 동원되고 최종 등록에서 결원이 발생하면서 학부모들의 민원이 쇄도한 바 있다.

일부 인기 유치원에서 선착순 줄서기 원아모집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과는 유치원 원아모집방법 개선방안을 연구하는 용역사업을 지난 5월 2000만원에 발주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육부는 권역별 추첨을 권장하고 있지만, 기초 지자체별로 유치원 수가 천차만별이라 교육지원청이 권역별 추첨제를 도입하기도 쉽지 않다

군별 3회 지원 횟수 제한은 이같은 고민의 결과물이지만, 문제는 당장 12월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되는데 세부 계획이 전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예전과 같은 유치원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유이다.

서울시 내 전체 유치원 수는 27일 현재 889개로, 국공립 유치원은 가ㆍ나군, 사립 유치원은 가ㆍ나ㆍ다군 중 희망한 날짜에 따라 군별 분류가 되는데, 가군에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유치원들이 몰려 있고, 다군은 희망 유치원이 적어 교육청이 협의 중에 있다.

게다가 같은 군에서 중복 지원을 하더라도 이를 걸러낼 수 있는 방안이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개별 유치원 접수현황을 취합해 중복 여부를 체크하겠다고는 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며 아직 검토 단계에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이 손잡고 지원하러 오라고 하기에는 너무 비교육적이고, 그렇다고 중복 지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도 교육적으로 너무 야박한 것 같아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중복 지원 차단 여부도 확정이 안되다보니 적발될 경우 이에 대한 조치도 결정된 내용이 없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적발될 경우‘등록이 취소된다’든지 ‘누리과정 지원이 끊긴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논현동에 거주하는 한 회사원은 “4세 아이를 처음으로 유치원에 보내려는데, 솔직히 중복 여부를 체크하지 않으면 같은 군에 여러번 지원할 생각”이라며 “교육청이 되든 안 되든 확실하게 방향을 잡아줘야 대책을 세울 텐데, 당장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3회 지원하고 추첨에서 떨어지면 결국 비싼 사립유치원이나 월 150만원씩 하는 영어유치원에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어차피 지원 횟수 제한에 걸려 당첨이 안 될거면 아예 중복지원이라도 해볼까”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은 “공무원들이 직접 시안해도 될 사안을 책임회피성으로 연구용역에 맡긴 것도 문제고, 그 연구용역의 결과물이 현장과 소통 없이 나와 시행하기 어려운 것인데도 이를 밀어붙인 담당공무원들도 책임을 져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5일 열린 황준환 서울시의회 의원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전기옥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수석부회장은 “교육청 지침은 법적인 강제사항이 아니다”며 “사립유치원의 경우 각 지역별로 구성된 분회를 중심으로 지역별 특성에 맞는 방법 및 일정을 정해 12월 초에 원아모집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해 교육청과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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