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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New) 삼성 급물살…JYㆍ전자 중심 중력재편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늘씬하고, 담백하고, 거침없는 ‘새로운(New) 삼성’이 모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수평적 관계인 각 사업군들이 이건희 회장의지휘 아래 움직이던 ‘선단식’ 모습과는 사뭇 다른다.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그룹 역량이 집중되는 쐐기형 구조다. 특히 새 리더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강력한 카리스마는 이 회장 시대보다 오히려 더 짙어진 모습이다.

▶늘씬해진 지배구조= 삼성테크윈은 전자도 중공업도 아닌 애매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고, 화학부문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이 뒤엉켜 있었다. 하지만 방산과 화학을 떼어낸 삼성의 모습은 군더더기가 없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의 중력이다. 차질이 좀 빚어졌지만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추진으로 전기ㆍ전자부문에 이어 중공업 부문도 삼성전자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은 분명하다.


26일에는 삼성물산 궤도에 있던 제일기획도 삼성전자의 중력권에 들어왔다. 제일기획이 오랜 기간 차곡차곡 쌓아놨던 자사주를 삼성전자에 넘기면서다. 그룹의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할 핵심회사로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이 확실해졌다.

이로써 ‘화학-이부진, 제일기획-이서현’이라던 추측은 그야말로 억측이 돼버렸다. 아울러 화학, 서비스, 중공업 등의 지분이 모두 깔끔히 정리되면서 삼성은 늘씬한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다.

▶담백해진 의사 결정= 이달 상장된 삼성SDS는 물론 그룹 지주사격인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 상장은 삼성의 핵심이 일반에 공개되는 효과가 있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는 이로써 모두 시장에 공개된 셈이 됐다. 또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도 처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분가치가 더 올라갈 수도 있지만, 세간의 이런저런 의혹을 털고, 향후 상속 과정에서 내야할 세금은 제대로 다 내겠다는 이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방산ㆍ화학 매각과 동시에 2조2000억원의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도 눈길을 끈다. 부진한 경영실적 발표 때도 아끼던 카드다. 급작스런 빅딜 발표에 놀란 주주들을 달래려는 소통의 결과로 풀이된다. 제일기획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매입한 자사주는 지배구조 강화에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현재 발행주식(보통주) 11.09%인 자사주는 이번 매입으로 12.21%로 늘어난다. 특수관계인 지분 17.63%까지 합하면 내부 지분률은 지주사 전환도 가능할 정도인 29.85%까지 상승한다.

▶거침없는 추진력= 지난 해 이후 삼성의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숨이 가쁠 정도다. 이 회장의 와병, 삼성전자의 실적악화 등의 난관도 겹쳤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차질도 삼성에서는 유례가 없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26일 빅딜 발표 등에서 알 수 있듯 계획했던 재편작업은 여전히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치밀한 모습도 잃지 않고 있다. 화학부문을 매각하면서도 향후 소재부문과 시너지를낼 수 있는 삼성정밀화학은 제외했다. 제일기획도 일찌감치 각 계열사의 스포츠단을 넘겨받았고, 글로벌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할 역량을 충분히 키워 놓았다.

이에 따라 제일모직을 거치는 간접적 지배력만 가진 이 부회장이 이 회장처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그룹 핵심을 직접 챙길 수 있는 지배구조도 조만간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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